"도심 닭둘기는 가축 아닌 야생동물"
법제처 해석… 농식품부 아닌 환경부에 관리 책임
박은호 기자 unopar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도심 공원이나 거리에 흔한 '비만(肥滿) 비둘기'들은 야생(野生) 동물일까, 가축일까? 주로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사느라 퉁퉁하게 살찐 데다, 닭처럼 뒤뚱거리며 걷는다고 해 '닭둘기(닭+비둘기·사진)'로 불리는 도심 비둘기도 "산에 사는 멧비둘기와 같은 야생동물"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법제처는 5일 "비둘기가 산이 아니라 도시에 서식한다는 이유만으로 야생동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제처가 비둘기 '신분'에 대해 법령해석까지 내놓게 된 것은, 서울시 요청에 따른 것. 도심 비둘기 수가 증가하면서 털 날림과 배설물 등에 대해 민원이 제기되자 서울시는 "어느 법에 따라 누가 관리해야 하는지 가려달라"고 질의했다. 도심 비둘기는 전국적으로 100여만 마리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야생동물인지, 축산법 상 가축인지에 대해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각각 문의했지만, 환경부는 "야생동물은 산이나 강 등지에 사는 짐승"이라고 했고, 농식품부는 "축산법 상 가축(家畜)에 비둘기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법제처는 농식품부 손을 들어줬다. "야생동식물관리법 입법취지에 비추면 야생동물은 인간이 소유해서 기르지 않는 모든 동물을 총칭하므로 산·강·도시 등 어느 생태계에 서식하든 비둘기는 야생동물"이라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멧돼지나 까치 등처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로 규정해 인위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