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금융위기 부른 탐욕의 주범"
英 케임브리지 교수 논문
"위기 재발 막으려면 금융계 여성 중용을"
이용수 기자 hejsu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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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제를 난타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남성 호르몬이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 terone)은 주식 중개인 등 금융업 종사자들에겐 '양날의 칼'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존 코츠(Coates) 교수는 지난 4월 세계적 권위의 미 국립과학원 저널(PNAS)에 게재한 논문에서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은 남성 주식 중개인일수록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자신감과 모험심을 북돋는 이 호르몬이 과감한 투자를 유도해 상승장(場)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려준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과다 분비될 때다. 성취감과 승리감에 도취하면 테스토스테론이 과다 분비되는데, 이는 비이성적 행동과 탐욕을 부른다. 투자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이번 위기의 원흉으로 꼽히는 온갖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들을 쏟아내고 증시에 거품이 끼게 만든 책임도 일부는 테스토스테론에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하락 장세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코르티솔(cortisol)이 주로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는데, 과다 분비되면 공포감을 증폭시켜 폭락과 투매를 야기한다. 요즘처럼 세계 증시가 일제히 폭락사태를 겪는 데엔 코르티솔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두 호르몬이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많다는 사실. 예를 들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은 여성의 10배에 이른다. 결국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비정상적인 시장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비이성적 판단을 내릴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코츠 교수가 "증권 거래소에 여성들을 더 많이 배치하라"고 조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금융위기로 국가 부도사태를 맞은 아이슬란드는 최근 국유화한 은행 두 곳에 모두 여성 CEO(최고 경영자)들을 임명했다.
입력 : 2008.11.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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