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러시아 과학자들이 복원한 털매머드 모습. /AP 뉴시스수만년 전 시베리아 벌판을 호령하던 매머드의 웅장한 모습을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다. 미국 연구진이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서 발굴한 털매머드(woolly mammoth) 화석의 털에서 DNA(유전자)를 추출해 오래 전 멸종한 이 동물의 게놈(genome·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정보) 지도를 대부분 완성한 것이다. 게놈 지도를 완성하는 것은 현대 유전공학 기술을 활용해 매머드를 부활시킬 수 있음을 뜻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스테판 슈스터(Schuster) 교수와 웹 밀러(Miller) 교수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20일자)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통해 털매머드 DNA 약 80%의 정보를 해독했다고 19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연구비 200만 달러(약 30억원)만 더 있으면 아직 해독하지 못한 DNA 정보들을 해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DNA 해독이 끝나면 매머드와 유전적으로 가장 비슷한 아프리카 코끼리의 세포를 조작해 매머드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머드의 DNA와 40만여 지점에서 차이를 보이는 아프리카 코끼리의 세포를 적절히 조작한 뒤 배아로 만들어 코끼리에게 주입하면 매머드가 태어난다는 논리다. 매머드와 아프리카 코끼리의 게놈 간 차이는 0.6%로, 이는 인간과 침팬지 간 차이의 절반 수준이다.
매머드를 부활시키려는 노력은 과거 러시아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얼음 속에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매머드의 세포를 취해 배양시키려 했지만 온전한 DNA가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슈스터 등 두 교수는 매머드의 부활을 막을 기술적 장벽은 대부분 제거됐으며, 이제 필요한 것은 추가 연구비 1000만 달러(약 150억원)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