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갔다 안오는 제비… 천연기념물 지정 검토
발행일 : 2009.05.08 / 종합 A2 면 기고자 : 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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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조류학계가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제비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인규 신임 문화재위원장은 7일 "우리 삶과 문화에서 친숙한 존재였지만 지금은 거의 종적을 감춘 제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할 때가 됐다"며 "제비가 강남에서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시기인 이달 말쯤 개체수 등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참새목 제빗과에 속하는 제비는 조선시대 소설《흥부전》에서 선악에 대한 포상과 징벌의 전령사로 등장할 만큼 한국인에게 친숙한 여름 철새였지만 이제 도심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야생동물 실태 조사를 담당하는 국립생물자원관 척추동물연구과에 따르면, 제비는 100㏊(가로·세로 1㎞의 면적)당 마릿수가 2000년 37마리에서 지난해 21.2마리로 줄었다. 조류학자들은 제비가 격감한 가장 큰 이유로 생태계 파괴와 가옥 구조 변화를 든다. 지난해 문화재청에 제비의 천연기념물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냈던 구태회 문화재위원(경희대 교수)은 "제비가 집을 짓고 사는 기와집과 초가집이 사라진 데다 농약과 살충제 사용으로 먹잇감인 곤충이 급속히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비가 간다는 '강남(江南)'은 어디일까? 1965~1968년 원병오 경희대 교수가 제비 1만여 마리의 발목에 가락지를 단 결과, 태국·필리핀·대만·베트남·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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