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더워지는 한반도' 소나무 97만 그루 올 들어 말라죽어
대전=임도혁 기자 dhim@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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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7.01 03:07
지구 온난화와 심각한 겨울 가뭄으로 인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소나무가 대량으로 말라 죽고 있다. 올 들어 벌써 100만 그루 가까이 말라 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5월 말까지 소나무가 누렇게 말라 죽는 고사(枯死) 현상이 발생한 산림 면적은 8416ha에 이르고, 고사한 나무는 97만4000그루에 달했다.
고사 피해는 경남·울산·전남·부산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8개 시·도 71개 시·군·구에서 발생했다. 특히 거제(22만1000그루)·밀양(18만4000그루) 등 경남에선 83만4000그루가 고사해 전체 피해 나무 숫자의 85.6%를 차지했다.
소나무가 고사하는 것은 겨울철 이상고온과 겨울 가뭄에 따른 수분결핍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소나무 등 침엽수는 활엽수나 낙엽송과 달리 겨울에도 잎이 달려 있어 가뭄으로 수분이 공급되지 않거나 기온이 높아져 수분이 증발하면 생리적 대사장애를 일으켜 고사하게 된다는 것이 산림과학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북사면보다는 햇볕을 많이 받는 남사면, 수분 경쟁이 심한 빽빽한 숲,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암석지대 같은 건조한 곳의 피해가 특히 컸다.
산림과학원측은 "특히 기온상승은 수분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고사 시기를 더욱 앞당긴다"고 밝혔다.
산림생태연구과 임종환 박사는 "온난화로 인해 상록침엽수림의 고사 피해가 점차 중부지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실가스 감축, 숲 가꾸기를 통한 적절한 밀도관리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박사는 또 "현재와 같은 기후변화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60년대에 이르면 강원도와 지리산 등 높은 산지를 제외한 지역에서 소나무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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