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운 거위 새끼"
김시현 기자 shyu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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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0.06 01:50
'허드슨강 비행기 불시착' 이후 대대적 소탕
2만마리가 1235마리로
미국 뉴욕시가 대대적인 거위 소탕을 벌이고 있다.
올여름, 미 농무부 산하 야생동물관리국 소속 직원들은 뉴욕시 17개 지역에서 거위들을 보는 족족 잡아들여 가스실에서 살처분했다. 거위 알 1739개도 수거해 알 껍데기에 기름칠을 했다. 산소와의 접촉을 막아, 알의 부화를 막는 조치였다. 마이클 블룸버그(Bloomberg) 뉴욕시장은 거위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도 금지했다. 그 결과 올 초 2만여 마리에 달했던 뉴욕 시의 거위 수는 현재까지 1235마리로 줄었다고, 뉴욕 주의 환경보전부는 밝혔다.
계기는 지난 1월 15월 발생했던, 여객기 유에스에어웨이스와 거위떼의 충돌이었다. 당시 기장(機長)이 뛰어난 판단력과 조종술로, 거위떼와 부딪혀 2개의 엔진이 모두 고장난 여객기를 허드슨 강에 불시착시켜 155명 탑승객 전원의 목숨을 살렸지만, 이후 뉴욕시는 8개월간 거위떼 박멸에 나섰다.
그러나 환경보호단체 '뉴욕 시티 오더본(Audubon)'의 글렌 필립스(Phillips) 회장은 "여객기 충돌 사고를 일으킨 것은 뉴욕시에 사는 거위가 아니라 9~11월에 겨울을 지내려고 뉴욕으로 온 철새인 캐나다 거위"라고 비판했다. 엉뚱한 대상에 대한 분풀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 거위(Canada geese)가 뉴욕시 상공의 여객기 운항에 큰 위협이 된다고 한다. 야생동물학자인 리처드 돌비어(Dolbeer)는 "캐나다 거위는 무게가 대략 9파운드(약 4.5㎏) 정도로 무겁고 무리지어 다녀, 비행기 엔진과 충돌하면 작은 새들보다 훨씬 피해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속 300~400㎞로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1㎏의 새 한 마리가 부딪혀도 항공기는 4~5t의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미 항만관리청은 "공항 자산에 대한 거위의 공격에 대해 무관용 정책(zero tolerance policy)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허드슨 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던 체슬리 설렌버거(Sullenberger) 기장은 지난 1일 조종실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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