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호 기자 unopar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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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3.05 03:19
환경분쟁조정위 결정
소(牛)가 받은 스트레스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공사장 소음으로 불안·초조감에 시달린 한우(韓牛)의 성장이 지연되고 고기 품질이 떨어지자 한우 1마리당 평균 11만4500원을 주인에게 지급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4일 경기도 이천시에서 한우를 기르던 윤모씨가 "주변 도로 공사장의 소음으로 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육질(肉質)이 떨어지는 등 피해를 봤다"며 D건설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신청사건에서 "시공사는 윤씨에게 4656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윤씨가 기르던 200~300마리의 소들은 도로 공사가 한창이던 2006년부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소들이 소음에 깜짝깜짝 놀라고 제대로 먹지 않아 다른 집 소보다 몸집이 왜소해진 것이다. 소음 피해가 없던 인근 농가에선 도축된 소의 80% 이상이 1등급 이상 판정을 받았지만 윤씨의 소는 50~60%에 불과했다.
조정위원회는 "윤씨의 소가 소음에 따른 스트레스로 혈압 상승, 식욕 감퇴, 신경 과민 등 피해를 본 사실이 인정된다"며 "시공사는 육성우(13개월 미만 소) 74마리의 성장 지연 피해와 공사기간 중에 도축된 333마리의 육질 저하 등에 대한 일부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