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잘피(일명 진저리)가 울산의 한 작은 어항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 5항만수산과 정남진 사무관은 11일 동구 방어진어항의 가장자리에 있는 섬끝 선착장에 잘피 군락이 형성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500여평 규모의 이 군락은 0.5~3m 깊이의 뻘과 모래,조개껍질로 구성된 선착장 바닥에 촘촘히 형성돼 있다.
잘피는 바다에서 자라는 식물 가운데 유일하게 뿌리로 영양을 흡수하며 광합성을 통해 꽃을 피운다. 특히 해양생물의 산란과 보육장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부영양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귀중한 식물로,울산에서는 태화강 하구와 외항강 하구에 수백만평씩 자랐으나 지난 30여년간 서서히 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0년째 이곳에서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주민 정두성(70·울산 동구 방어동)씨는 "30년 전만 해도 방어진항 전체에 잘피가 무성해 노를 젓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선착장을 만들면서 매립하고 수질이 나빠지면서 대부분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지난해부터 잘피 복원 방안을 강구하던 중 비교적 맑은 해류가 소통되는 선착장에서 잘피군락을 확인했다"며 "이 군락이 울산의 잘피를 복원하는 종자은행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은 2년 전부터 잘피보존 및 복원을 위해 생식세포를 채취해 종자를 번식시킨 뒤 옮겨심는 방안을 연구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태봉기자 momen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