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소개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줄리엣 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특정 업무의 수행에 있어서 붉은색과 파란색은 매우 다른 뇌의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우선 한 그룹의 대학생들에게 바탕화면이 푸른색 혹은 빨간색으로 깔린 컴퓨터를 준 뒤 몇 가지 테스트를 통해 인지 반응의 차이를 관찰했다. 그 결과 빨간색 바탕화면을 받은 학생들은 벽돌의 용도를 물었을 때 “집을 짓는다”와 같은 실용적인 답변을 내 놓았다. 반면 파란색 바탕화면을 사용한 학생들은 “서진(書鎭)으로 사용한다” 혹은 “애완동물의 등 긁개로 사용한다”와 같은 다소 엉뚱하면서도 창의적인 답변을 했다.
색깔은 광고에 대한 반응에도 차이를 유도했다. 빨간 배경을 사용한 치약 광고에서 사람들은 충치 예방이나 치아 미백과 같은 피하고 싶은 점에 주목했다. 반면 파란색 배경을 사용한 카메라 광고에서 사람들은 줌 렌즈와 같은 구체적 기능을 강조한 광고보다는 여행 사진 등을 배치한 서정적 광고를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주 교수는 이 같은 효과가 어릴 적부터 붉은색은 위험을, 푸른색은 하늘과 자유, 평화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학습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위험의 경우 일단 멈춰서 세부적인 내용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억과 교정, 경고문 등에 대한 숙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반면 개방되고 추상적인 개념과 연관돼온 파란색은 모험심을 자극, 창의성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한편 로체스터대학의 앤드류 엘리엇 교수는“연구 결과가 정확하다면 색깔과 창의성의 관계를 처음 입증한 연구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연구가 색의 강도 및 명도 등을 반영하지 않은 색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더욱 정확한 색 효과 연구를 위해서는 이 역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색 연구는 주로 붉은색에 집중돼 있었다. 붉은색은 상대를 위협하는 효과가 있어 스포츠 유니폼으로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남성에게 여성의 성적 매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