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먹거리 위협이 가장 불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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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01 06:36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나 인권침해 우려보다도 유해식품의 위협에 가장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언론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529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의 위험과 신뢰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11가지 위험요인 가운데 먹거리에서 위험도를 느끼는 정도가 평균 4.0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유해식품이나 농약,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식량위기 등 먹거리 위험에 ‘매우 노출됐다’(29.4%)거나 ‘약간 노출됐다’(47.7%)고 답한 응답자가 77.4%에 달했다.
먹거리 위협에 이어 비정규직화 및 고용불안과 각종 범죄, 산업재해, 자연재해가 각 3.9점으로 뒤를 이었다.
또 사회보험 및 의료보험제의 약화(3.7점), 주변 강대국의 위협(3.6점), 권력과 자본에 의한 민주주의의 위기(3.5점), 국가에 의한 개인인권, 자유 규제(3.5점), 과학기술 위험(3.5점) 등 공적 제도 차원의 요인에도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다.
11가지 요인 가운데 가장 위협감을 덜 느끼는 항목은 ‘한반도 전쟁’으로 평균 3.2점이었다.
유선영 언론재단 연구위원은 이런 분석결과를 ‘저신뢰 위험사회의 한국 언론’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에 싣고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개인차원에서 직면할 수 있는 위험요인에 대한 문제인식이 높았고 다소 추상적이거나 거시적인 위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위험요인과 정보를 습득하는 매체로는 지상파방송이 3.69점으로 가장 일반적이었고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과 같은 대인 채널이 3.04점으로 신문 2.95점, 인터넷 2.67점보다 높았다.
한편 국가기구 및 사회기관에 대한 신뢰도(100점 만점 기준)는 KBS와 MBC가 각각 52.9점, 51.2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삼성(50.2점), 인터넷포털(49.9점), SBS(49.2점), 네티즌(47.7점), 검찰(47.7점), 법원(46.4점), 노동조합(46.2점), 경찰(45.9점), 시민단체(45.7점), 행정부(44.9점), 한겨레(44.3점) 순이었다.
보고서는 “우리 사회는 위험사회의 특징이 나타나면서도 정부, 국가기구, 정치, 공적 제도들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저신뢰 사회”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정부와 국민 간의 서로 다른 기대와 요구 사이에서 적절한 소통채널의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사적 연고가 있는 집단과 외부자 및 타인에 대한 신뢰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믿을 만한 사람은 가족밖에 없다’는데 대한 동의도는 평균 3.78점으로 높았고 ‘다른 사람보다 거래하는 것보다 친척, 동창 등 연고가 있는 사람과 거래하는 것이 안전하다’는데 대해서도 3.40점의 동의도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믿고 거래할 만하다’는데 대한 동의도가 3.11점에 불과한 것이나 ‘누구라도 남을 믿는만큼 보답이 돌아온다’는데 대해서도 3.29점의 낮은 동의도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사적 신뢰는 높으나 사회적 신뢰는 낮은 편”이라며 “이는 민주주의 발전에 장애가 되고 위험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