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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14개월 만에, 시원하게 '응가'를 봤어요
이동휘 기자
기사100자평(3) 크게 작게요즘싸이 공감조선블로그MSN 메신저입력 : 2014.06.26 03:01
항문 없는 캄보디아 아이, 제대로 못 먹어 걷지도 못해… 한국병원서 수술 받고 새 삶
캄보디아인 용 스리솔(Yong Sreythol·34)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14개월 된 그녀의 아이 케트 쌈낭(Khet Samnang)은 태어날 때부터 항문이 없는 쇄항증(鎖肛症·선천성 항문 막힘증)을 앓아 건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매일 쌈낭에게 "사랑하는 내 아들, 너무 미안하다"고 속삭이며 울었다.
쌈낭의 소식을 들은 캄보디아의 한 병원이 쌈낭에게 인공 항문인 '장루'를 만들어줬다. 그 덕분에 쌈낭은 지금까지 살아 있다. 하지만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잘 먹지 못해 건강도 나빠졌다. 쌈낭은 다른 14개월 된 아이들과 다르게 서거나 걷지 못한다. 몸에 힘이 없어 움직임도 거의 없다.
항문 재건 수술을 받은 쌈낭군과 그의 어머니, 수술을 담당한 부윤정(왼쪽) 교수 등이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병실에서 쌈낭군의 회복 경과를 보고 있다. /성형주 기자 그런데 지난 1월 '기적'이 시작됐다. 캄보디아로 의료 봉사를 가서 쌈낭을 진료한 한국 의사가 귀국해 고대 안암병원에 쌈낭의 사연을 전했다. 안암병원은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 4일 쌈낭 모자(母子)를 한국으로 데려왔다. 3000만원이 넘는 수술비와 체류비 등은 자체 기금과 모금 활동으로 대고 있다.
쌈낭은 지난 10일 항문 재건 수술을 받았다. 3시간 수술을 진행한 부윤정(40) 고대 안암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쌈낭이 워낙 작고 건강도 좋지 않아 수술하는 내내 조마조마했다"며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 한 달 후엔 쌈낭의 인공 항문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요즘 쌈낭은 배변 활동이 좋아졌고, 이유식도 잘 먹고 있다. 한국 온 지 2주 만에 몸무게도 500g 넘게 늘어 얼굴에 살도 올랐다. 부 교수는 "이제 쌈낭은 건강해지고, 전보다 무럭무럭 자랄 것"이라고 했다.
쌈낭이 많이 움직이고, 점점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 스리솔씨는 요즘 매일같이 웃고 산다. 그녀는 캄보디아로 돌아가 쌈낭을 '의사'로 키우겠다고 했다. "쌈낭에게 건강을 선물해준 한국에 정말 감사드려요. 이다음에 쌈낭을 꼭 의사로 키워서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10배로 돌려 드리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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