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희는
아직 일학년.
학교 갔다 오면
생선 파는 엄마 볼에
제 볼을 비벼 대요.
생선 사는 사람들
거스름돈도 털어 넣는
비릿한 손도 잡고 흔들어요.
“엄마야, 어깨 아프지?”
고사리손으로 주무르면
창희 엄마 벙글벙글
입이 벙글어지고요
옆에 옆에 앞에 앞에
어물전 아줌마들
딸 없는 사람 서러워 못살겠다고
엄살이 어물전 바닥에 찰방거려요.
― 김희정(1966~ )
+ 아이는 일 학년일 때가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다.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면 "네!"하고 큰 목소리로 대답하고, 선생님이 물으면 "저요! 저요!"하고 힘차게 손을 드는 일 학년. 참새 떼처럼 연신 재잘대고, 선생님 뒤를 아기 오리처럼 졸졸졸 따라다니는 일 학년. 이 동시 속의 창희라는 아이도 그런 일 학년이다.
아이의 엄마는 어물전에서 생선을 판다. 그래서 볼도 손도 온통 생선 비린내가 난다. 아이는 그런 엄마의 볼에 제 볼을 비비고, 거스름돈도 알뜰히 챙기는 엄마 손을 잡고 흔든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어깨를 주무르는 아이 앞에 어찌 엄마 입이 벙글어지지 않겠는가. 또 어찌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하지 않겠는가. 아이의 순수한 동심으로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찰방거리는 어물전의 풍경이 싱싱하고 흐뭇하다.
( 이준관 / 아동문학가 / 조선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