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풍년
과일값 반토막… 농민들 "원가도 안나와" 망연자실
송동훈 기자 dhso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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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지금까지 태풍피해가 없어 유례없는 '과일 대풍'(大豊)이다. 때문에 과일 가격이 폭락해 생산 농가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감·사과 같은 과일 가격이 추석 이후부터 폭락하기 시작했다.
풍년으로 말미암아 과일 공급이 늘어난데다, 예년보다 빨랐던 추석으로 인해 과일에 대한 수요가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산지에서 배 판매 가격은 추석 전보다 50% 이상 떨어졌고, 매장 판매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 신고배(7.5㎏ 기준·10개 들이) 판매가격이 추석 전인 11일만 해도 3만7900원이었으나 지난 25일 기준으로 1만9900원으로 내려앉았다. 감 가격은 100g 기준으로 같은 기간 동안 799원에서 389원으로 하락했다.
신세계이마트에서는 신고배 판매가격이 3개 기준으로 추석 전 8480원에서 최근 3980원으로 떨어졌다. 롯데마트에서도 배 1개당 판매가격이 이달 초 2980원에서 지난주 1480원을 거쳐 이번 주 들어는 980원으로 추락했다. 사과 가격은 3㎏ 기준으로 같은 기간 동안 1만800원에서 4980원으로 50% 이상 떨어졌다.
과일가격이 폭락한 것은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나주배원예농업협동조합의 신현담 전무는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배 생산이 10% 이상 늘어나자 가격이 폭락했다"며 "판매를 늘려보려고 해도 수요가 한정돼 있으니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으로 과수 농가에는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나주에서 배농사를 짓고 있는 정갑룡씨는 "추석 전에 15㎏ 기준으로 4만~4만50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1만7000~1만8000원 수준"이라며 "생산 원가도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