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日) '고양이 역장<驛長>' 작위 받다
매점서 기르던 '다마'
역장 임명에 인기몰이 11억엔 경제효과 낳아
도쿄=선우정 특파원 su@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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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역장 다마(9)가 지난 5월 16일 역장 모자를 쓰고 목에‘수퍼 역장 다마’라고 적힌 메달을 단 채 앉아 있는 모습. 다마는 와카야마현을 널리 알리고 관광객을 끌어 모은 공로로 28일‘훈공작(勳功爵)’작위를 받았다. 교도통신 연합뉴스일본 오사카 남쪽 와카야마(和歌山)현이 28일 기시(貴志)역의 역장에게 '훈공작(勳功爵·knight)' 작위를 수여했다. '훈공작'은 와카야마현이 사람과 동물을 불문하고 지역을 전국적으로 알린 공적자를 표창하기 위해 만든 새 제도다.
그런데 제1호 수상자는 '다마(암고양이·9세)'다. 니사카 요시노부(仁坂吉伸) 지사는 주민과 관광객 수백 명이 모인 이날 수여식에서 "와카야마의 지명도를 높이고 관광객을 불러 모아 밝은 뉴스를 전해 준 것에 감사한다"고 치하했다.
고양이 '다마'가 역장이 되고, 이날 '다마 경(卿)'이란 호칭까지 얻게 된 사연은 이렇다.
다마 역장은 원래 역 매점 주인이 기르던 고양이였다. 만성 적자로 철도가 민간회사인 와카야마 전철로 주인이 바뀐 뒤, "다마를 역 안에서 지내게 해달라"는 매점 주인의 간청을 받은 고지마 미쓰노부(小嶋光信) 사장은 다마를 아예 역장으로 임명했다. 일본에서 복을 부르는 동물로 여겨지는 고양이를 역장에 임명하면 '혹시 손님이 모이지 않겠냐'는 사장의 장난스런 기대도 있었다. 아예 고양이 다마를 위해서 역장 모자와 이름표도 만들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입소문으로 번진 고양이 다마 역장을 보러 왔다. 다마가 역장에 정식 취임한 2007년 1월 이후 1년간 약 11억엔의 경제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간사이(關西)대 대학원 교수는 산출했다. 승객이 5만5000명 증가해 운임 수입만 1500만엔이 늘었다. 다마 사진집, 캐릭터 등 관련 상품 판매액은 2700만엔. 관광객 증가와 지역 인지도 상승으로 얻은 간접 효과까지 합치면 11억엔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다마 역장은 다른 역장처럼 표를 끊거나 손님을 안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근무시간(월~토 10시~16시30분, 일요일 휴무) 동안 개찰구 근처에서 손님에게 귀여움을 받거나 잠자는 것이 업무다. 정년도 없다. 다만 연봉은 1년치 고양이 사료로, 박봉(薄俸)에 속한다.
입력 : 2008.10.28 23:06 / 수정 : 2008.10.29 00:5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