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시사) 비, 물 - 호주 빅토리아 산불참사 3가지 화제
이름: 흰빛/한홍철

등록일: 2009-02-10 19:55
조회수: 290 / 추천수: 29
링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2/10/2009021001376.html

호주 빅토리아 산불참사 3가지 화제
목숨 구한 삼형제..동물들도 참사
뉴사우스웨일스는 비내려 “휴”

호주 빅토리아주를 강타한 동시다발적 산불이 10일로 4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화마 속에서 목숨을 구한 삼형제 스토리가 화제다.

여기에 코알라, 캥거루 등 호주 고유 동물 수천마리도 불길을 피하지 못해 죽었다는 소식도 호주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 때 50여군데에서 산불이 난 뉴사우스웨일스(NSW)주는 이날 하루종일 비가 내려 한숨을 돌린 상태다.

◇ 용감한 삼형제 목숨 구해 = 산불이 덮친 빅토리아주 주도 멜버른 북쪽의 절경을 자랑하는 야라계곡 킹레이크웨스트의 에덴베일 크레센트에 사는 리드비터스씨 가족은 지난 7일과 8일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산불이 갑작스럽게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주말 리드비터스씨 부부와 삼형제는 30년 넘게 산 집에서 산불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

피해가 가장 심했던 지역 한가운데에 집이 있었던 그들은 “집에 머물러 있으라”는 구조팀의 말만 듣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양동이로 부지런히 물을 퍼날라 지붕에다 끼얹었다.

이웃 가운데 이미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들려와 힘이 빠졌다.

부부는 집 구석구석에 물을 뿌려댔지만 골리앗과 같은 화마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것 같아서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

올해 12살 난 큰아들 잭과 3살과 2살된 윌과 쿠퍼가 걱정됐다.

삼형제는 부모의 지시에 따라 물을 흠뻑 적신 담요를 뒤집어 쓰고 욕실에서 의연하게 꼬박 하루를 지냈다.

부엌과 욕실 바닥은 물로 채웠다. 다행히 화마는 집을 비켜갔다. 하지만 그 열기와 연기는 견디기 힘들었다.

리드비터스씨 가족은 뜬 눈으로 하룻밤을 지새고 화마가 물러간 8일 오전7시45분쯤 집밖으로 나와 잿더미가 된 주변을 바라보며 밤사이 악몽을 되새겼다.

삼형제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밝은 모습으로 햇살을 맞이했다. 친구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얘기를 듣고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었던 꼬박 하루동안의 일을 뒤로 한 채 부부는 집을 잃은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커뮤니티센터로 달려갔다.

리드비터스씨는 “아끼는 고양이를 찾으러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동물들도 참사 = 최고 300명까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빅토리아주 주경찰의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야라계곡에서 터전을 잡고 살고 있던 최소한 수천마리의 동물들도 죽음을 면치 못해 주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야라계곡은 숲이 매우 깊고 경치가 좋아 캥거루와 코알라 등 야생동물과 소, 양 등 목장 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여기저기서 솟구치는 화마를 피하지 못해 결국 시커멓게 탄 채 죽어갔다.

호주야생동물보호협회(WPAA) 대표 패트 오브라이언은 “완전히 초토화됐다”며 “엄청난 야생동물들이 죽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캥거루와 코알라, 왈라비 등 호주 고유의 동물들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불에 탄 채 날뛰는 양 등 동물들의 모습이 구조대원들에게 자주 목격됐다.

한 지역신문에는 심한 화상을 입고 신음하는 양을 주인이 총으로 사살하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간신히 목숨을 구한 주민들은 애지중지하던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들이 화마에 모두 죽었다고 슬퍼했다.

◇ 뉴사우스웨일스주 “휴” = 빅토리아주와 접한 뉴사우스웨일스주는 그동안 영상 섭씨 40도까지 치솟던 기온이 지난 9일부터 내려가기 시작해 10일에는 20도까지 떨어진데다 비까지 하루종일 내리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도 모두 50여군데에서 산불이 발생해 이가운데 일부 산불은 주택가를 위협할 정도로 확산됐으나 다행히 비가 내려 산불이 진화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

아직도 3군데에서 산불이 기세를 떨치고는 있지만 그 위세가 크게 약화된 상태.

소방당국은 50대의 헬기를 이용해 산불이 번지고 있는 싱글턴과 베가밸리, 유롭보덜러 지역을 중심으로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소방당국은 대기중 습기가 가득해 산불이 곧 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택가 가까이 근접했던 센트럴코스트지역 피츠리지 산불은 이날 새벽 완전히 진화됐다.
입력 : 2009.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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