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들이 돌아왔다”… 美서 때 아닌 ‘빈대 소탕 작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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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15 20:48
한때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박멸된 것으로 알려졌던 빈대가 최근 재출몰하면서, 미 정부가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2차 대전 이래 빈대가 가장 많이 창궐하면서 병원과 대학 기숙사, 고급 호텔까지 침투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과 씨만한 크기에 붉은 기가 도는 갈색 벌레인 빈대는 침대 매트리스, 소파, 이불 등에 숨어 있다가 새벽께 기어나와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다. 빈대는 특정 질병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부 사람들의 경우 물린 부위에 한해 감염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빈대는 또 혈액의 응고를 막는 물질과 함께 물린 부위의 감각을 둔하게 하는 물질을 분비해 최대한 많은 피를 들키지 않고 빨아먹도록 진화됐다.
빈대 출몰에 대한 제보가 줄을 이으면서 미 환경청(EPA)은 급기야 14일부터 이틀 간 사상 최초의 빈대 대책 회의를 열고, 전문가들을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뾰족한 해결책 모색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는 무려 300명이 참석해, 빈대 대책에 대한 시급함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빈대 대책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살충제 사용의 제한. 빈대는 침대 매트 등 인체와 직접 접촉하는 곳에 서식하는 데 이 같은 장소에 사용될 수 있는 살충제는 거의 없다. 또 빈대 퇴치에 효과적인 일부 살충제의 경우 환경 문제 등을 고려해 사용이 금지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개미나 바퀴벌레 등과 달리 사람의 피를 섭취하는 빈대는 미끼로 유인하기가 힘들다는 난점이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숨어 있는 집안 구석구석 살충제를 침투시키는 것도 여의치 않다.
36년 간 직접 빈대를 키워왔다는 곤충학자 해럴드 할란은 “빈대 퇴치에 있어서는 접근성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른 국가와의 물리적 교류가 활발해진 것도 빈대 창궐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들은 빈대가 숨어 있는 물건들을 버리거나 다른 과감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도시 빈민들. 빈대를 비롯한 벌레 퇴치에는 약 400달러에서 900달러가 소요된다.
이에 따라 EPA는 시일이 오래 걸리는 새로운 살충제 등록 대신 기존에 승인이 된 살충제에 대한 비상시 사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포함해 농업용으로 사용이 허용된 살충제들을 중심으로 가정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열이나 냉기, 증기 등을 이용해 빈대를 제거할 수 있는 대체 방안 개발을 위한 연방 정부 지원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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