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몰 광부 8일만에 구조 "소나무 껍질 먹으며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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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06 01:11
115명 구해… 38명 더 있어
4일 밤 10시27분, 중국 중북부 산시(山西)성 샹닝(鄕寧)현에 있는 왕자링(王家嶺) 탄광. 지난달 28일 발생한 침수 사고로 3개의 갱도 안에 153명의 광부가 갇혀 있던 이곳에서 생존자들이 대거 구조됐다.
대형 배수 펌프 옆에서 공기 측정을 하던 구조요원 하오시칭은 수면 위 먼 곳에서 한 줄기 빛이 어른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갱도 내 물이 빠지면서 생존 광부의 모자에 달린 랜턴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즉각 이 사실을 구조본부로 알렸고, 구조팀은 2시간여 만인 5일 새벽 0시40분 갱도 내 물이 닿지 않는 곳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9명의 생존자를 구했다. 사고 발생 8일, 179시간 만이었다.
한 생존자는 "물에 휩쓸려 가다 허리띠가 갱도 벽에 걸려 가까스로 살았다. 벽에 매달려 사흘을 지내다 다른 8명과 함께 떠내려오는 광차(鑛車) 2대에 올라타고 높은 곳으로 이동해 구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기적은 계속됐다. 5일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구조팀은 맨 아래 보조운수 갱도 등지에서 106명의 생존 광부를 차례대로 구해냈다. 이들은 갱목으로 쓰이는 소나무의 껍질을 먹으며 190시간을 버텨냈다고 한다. 들것에 실려 나오는 일부 생존자는 주변의 환호에 같이 박수를 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중국중앙TV(CCTV)는 보도했다.
중국인들은 5일 TV 생방송을 지켜보면서 생존자가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올렸다. 뤄린(駱林)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국 총국장은 "희망을 놓지 않고 8일을 버텨낸 생존 광부들이 중국 구조 역사에 새로운 기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매몰 광부 153명 중 115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38명에 대한 구조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석탄 산지인 산시성 남부에 위치한 왕자링 탄광은 국유기업인 화진자오메이(華晋焦煤) 소속으로, 탄광 개발이 진행 중이었다. 지난달 28일 오후 1시40분 건설 중인 갱도 내에 지하수가 대거 밀려들면서 153명의 광부가 지하 갱도에 갇혔다. 사고 직후 중국 정부는 3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구조대를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 2일에는 시추공으로 내려 보낸 탐침을 통해 생존자를 확인하고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