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슈퍼박테리아 공포에 휩싸여 있습니다. 일본에서 사망자 9명을 발생시킨 MRAB(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에 이어 6일 또 다른 슈퍼박테리아 NDM-1(뉴델리 메탈로 베타 랙타매이즈)의 감염 환자까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슈퍼박테리아는 어떠한 항생제에도 강력한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로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매우 높습니다. 인도가 발원지인 것으로 알려진 NDM-1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영국에선 신생아 3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해 5월 인도에서 귀국한 직후 열이 나는 등 증세가 나타나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현재 인도, 파키스탄 지역에서 확산 중인 NDM-1 유전자 보유 슈퍼박테리아가 환자의 몸에서 검출됐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MRAB가 아닌 NDM-1 슈퍼박테리아 환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전역에선 치사율이 30~40%로 높은 두 종류의 슈퍼박테리아가 동시에 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의 MRAB는 3일 도쿄에 위치한 대형 종합병원인 테이쿄(帝京)대 의학부 부속병원의 공식 발표 이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 병원에서만 관리 소홀로 인해 MRAB 원내 감염 환자가 46명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7명이 사망했습니다.
병원 측은 사망자 27명 중 9명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슈퍼박테리아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병원은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올해 5월부터 MRAB 원내 감염 사실을 알고도 숨겨오다가 이달 2일에야 정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의 의료 전문가는 MRAB 감염 환자가 처음 일본에 나타난 경로로 한국을 지목했는데요. 한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일본인이 MRAB에 감염된 뒤 상태가 악화돼 후쿠오카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다른 환자들에게 전염됐다는 주장입니다.
슈퍼박테리아 MRAB의 병원내 감염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인도에서 건너온 NDM-1 감염 사실까지 발표되면서 전염병에 민감한 일본인들의 공포는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전 세계를 떨게 한 신종 인플루엔자가 확산될 당시에도 일본인들은 지하철, 공항, 사무실 등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선 늘 마스크를 착용하며 큰 두려움을 나타냈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명동 거리를 다니는 장면이 자주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병원들도 테이쿄대 병원에 비해 사정이 좋지 않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 인적, 물적 교류가 많은 이웃나라에서 슈퍼박테리아 두 종류가 한꺼번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긴장을 늦춰선 안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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