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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엉키지 않는 문어 다리… 비밀은 피부의 자기 인식 물질
이영완
산업부 차장
E-mail : ywlee@chosun.com
중학생도 이해할 만큼 쉽게 과학기사를 쓰라고 요구하는 데스크들에..
중학생도 이해할 만큼 쉽게 과학기사를 쓰라고 요구하는 데스크들에게 "중학교에서 배운 과학만 기억하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반박하는 기자다. 과학이 중심 취재 영역이나, 최근엔 각종 재난 사건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새로운 영역을 발굴했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받았다. 카페에서 상대를 홀리는 데 긴요하게 쓰려고 문학과 미술, 음악 속에 숨겨진 과학을 집중적으로 찾아냈다.
2002년 예술 속에서 발견되는 과학을 발굴, 연재기사로 소개한 공로로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제3회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는 이산화탄소 저감?격리 기술을 소개한 기사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가 수여하는 '제2회 지속가능경영언론상'을 받았다. 같은 해 한국과학기자협회의 '올해의 GSK 의?과학 기자상'도 받았다. 당시 신기술의 원리와 개발 현황 및 전망 등을 보도해 기술관련 보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처음 제정한 '과학창의보도상'을 받았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2010년엔 미 하버드대 의대에 방문연구원으로 가 3D 프린터와 줄기세포를 결합시킨 연구를 진행했다. 1967년 생.
서울대 미생물학과 졸업 / 서울대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수료미 하버드대 의대에 방문연구원으로 3D 프린터와 줄기세포를 결합시킨 연구 진행
입력 : 2014.05.20 05:44 이스라엘 연구진 밝혀
"몸속에 들어가는 의료용 로봇, 엉키지 않게 설계하는 데 활용" 문어는 아무리 좁고 울퉁불퉁한 바위틈이라도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다리를 집어넣어 강력한 빨판으로 먹이를 붙잡는다. 그런데 바위틈에 집어넣은 다리는 서로 볼 수도 없는데 서로 빨판에 달라붙어 엉키는 법이 없다. 문어의 빨판은 부드럽거나 거칠거나 매끈한 표면 어디에도 강한 흡착력을 발휘하는데, 왜 유독 자기 다리 표면에는 붙지 않을까.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그 비밀을 찾아냈다. 문어는 같은 다리끼리 서로 알아볼 수 있게 일종의 화학물질을 분비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히브루대 신경생물학과의 빈야민 호크너(Hochner) 교수 연구진은 문어의 다리를 잘라 실험을 했다. 문어는 자연에서도 종종 다리가 잘리고, 또 쉽게 재생되기 때문에 실험으로 인해 상처를 입지는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문어 다리 토막은 잘린 지 1시간 넘도록 강력한 빨판 힘을 유지해 근처의 물체를 잡았다. 하지만 살아 있는 문어나 다른 문어에서 잘려나온 다리 토막은 잡지 않았다. 잘린 다리에 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가능할까. 다리를 잘린 문어 역시 자신의 몸에서 잘려나간 다리 토막을 잡지 않았다.
연구진은 문어의 피부에서 인식표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이 나온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잘린 문어 다리의 빨판은 문어에서 벗겨낸 피부를 곁에 갖다대도 절대 붙잡지 않았다. 벗겨낸 피부에서 추출한 물질을 바른 접시도 잡지 않았다. 대신 문어 피부가 벗겨진 다리 토막은 붙잡았다. 연구진은 "뼈대가 있는 동물은 뇌로 신체 부위를 통제하지만 문어는 피부에서 분비하는 신호 물질이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크너 교수는 "문어 다리의 자기 인식 원리는 몸속에 들어가는 가늘고 긴 의료용 로봇들이 서로 엉키지 않도록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5일 '셀(Cell)'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인터넷판에 실렸다.
참고로 우리말에서는 문어 다리라고 하지만, 영어에서는 팔(arm)로 쓴다. 2009년 이탈리아 연구진은 문어의 촉수 8개 중 6개는 팔 역할을 하고 다리는 2개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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