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자백 받아낸 그 형사
뉴시스 | 2009/01/31 19:09 | 조회 27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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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마 강호순이 자백 전 찾은 한춘식 경사
30일 오전 1시께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한춘식 경사(39)는 군포 여대생을 살인한 강호순(38)이 자신을 보고 싶어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동안의 조사 과정에서 한 번도 자신을 불러달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던 한 경사는 순간 '강호순이 모든 것을 자백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강호순은 한 경사에게 여대생 A씨(21)와 김모씨(48.수원 당수동) 외에도 경기 서남부에서 사라진 5명의 부녀자 연쇄실종을 자신이 저지른 것이며 피해자를 모두 살해해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계속되는 침묵과 부인 속에서 냉정한 태도를 보여왔던 강호순이 무너져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모든 것을 털어 놓은 것이다.
한 경사와 강씨의 첫 만남은 지난 22일.
한 경사는 CCTV에 찍힌 에쿠스 차량을 운전한 강씨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강씨를 찾아갔다.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 강씨의 휴대전화 기록 등으로 강씨가 유력한 용의자임을 확인한 순간 강씨를 검거해 범죄를 추궁하기 위해 투입된 것도 한 경사였다.
강씨와의 조사에서 한 경사의 역할은 당근이었다.
한 경사는 "피의자를 조사할 때 두가지 방법을 번갈아가며 진행한다"며 "강씨를 압박하는 팀이 있는가 하면 제가 속한 팀처럼 강씨를 달래 추궁하는 팀이 있다"고 말했다.
한 경사는 "강호순이 결정적으로 자백을 결심한 것은 수사본부가 확보한 증거자료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경찰은 강씨의 리베로 트럭에서 발견한 소매에 흔이 묻은 강씨의 점퍼를 국과수에 보냈고 국과수는 실종된 여인들의 DNA와 대조, 김씨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아 강씨에게 증거를 제시했다.
한 경사는 "강호순이 A씨 사건을 자백한 뒤 다른 여죄에 대해 자백을 하면 자신은 살인마가 되는 것 아니냐며 어디든 뛰어 내려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그러나 모든 범행을 자백하고서는 마음이 편하다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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