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이자익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굶어죽게 되자 전라도로 가기로 결단했습니다. ‘거기는 평야 지대니까 거기 가면 주워 먹더라도 굶어죽지는 않겠지’ 싶었던 것입니다. 그는 금산까지 먹을 것을 찾아 걸어왔습니다. 금산에는 큰 부자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조덕삼이었습니다. 이자익은 조덕삼의 집에 들어가 머슴살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조덕삼이라는 사람이 워낙 부자다 보니까 손님들이 그 집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나 봅니다. 그는 자기 집에 머문 미국인 선교사 덕분에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이자익 또한 그 집에서 머슴으로 일하다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조덕삼은 처음에 자기 집을 예배당으로 사용하게 했는데 이것이 금산교회의 시초였습니다. 나중에 교회 건물을 따로 세웠는데 이 금산교회는 한국교회사에서 무척 의미 있는 교회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기역 자 교회로 남아 있는 유일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교회를 기역 자 모양으로 세웠습니다. 그래서 그 가운데 목사가 서고 남녀가 따로 앉았습니다.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凍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하튼 성도들이 점차 늘어나자 금산교회는 교회를 위한 일꾼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장로 선정 투표를 하고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예상과 정반대였습니다. 머슴인 이자익이 주인을 누르고 장로가 된 것입니다! 주인이 머슴을 장로로 섬기는 것은 그 시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은 ‘아이고! 이제 우리교회 풍비박산 나겠구나!’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조덕삼은 자기 머슴을 장로로 잘 섬겼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아주 감탄했습니다. “아! 예수 믿는 것은 정말 대단한 거로구나!” 이런 소문이 나서 금산교회는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조덕삼이 머슴인 이자익 장로를 얼마나 잘 섬겼는지 나중에 그를 평양신학교로 유학까지 보내주었습니다. 이 장로는 목사 안수를 받고 나서 금산교회 담임목사가 되었습니다. 대단히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닙니까? 이자익 목사도 훌륭하지만 내가 볼 때는 조덕삼 씨가 더 훌륭합니다. 이 조덕삼 씨의 손자가 전(前) 국회의원 조세형 씨입니다. 이 가문은 지금도 전라북도 일대에서 믿음의 본(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조덕삼 씨가 보여준 것, 바로 그것이 교회의 능력입니다. 교회는 유유상종으로 모이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화합이 불가능해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 되는 능력, 이것이 교회의 능력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지팡이를 뱀으로, 뱀을 지팡이로 만드는 능력의 종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능력의 지도자로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 뱀이 지팡이가 되는 기적을 체험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