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토양이 나쁠수록 더 잘 자란다고 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열악한 조건에서 오히려 강한 생명력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속초나 강릉 같은 동해안 지방에서 방풍림으로 소나무들이 꿋꿋하게 서 있는 것입니다. 요즘 서울에서는 소나무를 보기가 힘듭니다. 왜 그러합니까? 토양이나 날씨가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남산 위의 소나무도 보호를 잘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힘이 없어 보입니다. 일제 시대에는 일본인들이 한반도의 소나무들을 학대했습니다. 나무마다 송진을 뽑아가는 일을 전국적으로 행했습니다. 그러나 소나무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마치 한국인의 강한 잡초 근성 같은 생명력을 보인 것입니다. ‘막 다뤄지면 삽니다, 보호 받으면 죽습니다.’ 이것이 소나무의 역설, 잡초의 역설입니다. 세상살이는 쉽지 않습니다. 고난과 압박이 끊임없이 밀려옵니다. 특별히 성도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엄청난 시련과 영적(靈的)싸움이 성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싸움에서 다 죽을 것 같던 사람들이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납니다. 박해가 있을 때마다 성도는 믿음으로 버팁니다. 세속의 강한 바람이 불 때마다 말씀에 사로잡혀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혹시 넘어지더라도 주님의 사랑의 힘으로 일어섭니다. 성도는 진공 속에 사는 것이 아닙니다. 험한 세상 속에서 강한 소나무 정신으로 삽니다. 성도의 삶은 고고한 난초라기보다는 강한 생명력의 잡초에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