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전기 자극 통해 6년 만에 식물인간 깨워
뉴시스
입력 : 2007.08.02 16:11
6년간 식물인간 상태이던 남자가 이제 음식물을 씹고, 영화를 보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는 이 남자의 뇌 속에 삽입된 뇌조절장치 덕분인데 이제 이 같은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들에 대한 치료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미 연구자들은 1일 말했다.
38살의 이 남자는 최소한의 의식만 남은 상태에서 심층 뇌자극 치료를 받은 첫 케이스이다. 이 치료는 뇌조절장치와 의식을 통제하는 뇌의 부분에 자극을 전달하는 두 개의 전극장치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가 의식을 회복함에 따라 심각한 뇌손상으로 약간의 의식은 있지만 대부분의 일들에 반응이 없어 식물인간으로 분류돼 온 환자에 대한 의사들의 생각도 바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이처럼 식물인간으로 분류된 환자들은 거의 재활 치료도 받지 않고 회복의 가망도 없이 요양소에서 여생을 보내왔다.
클리블랜드 신경회복센터 원장인 알리 레자이 박사는 "이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잊혀진 환자들이다"라고 말한다. 레자이는 "물론 우리는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심각한 뇌손상을 입은 사람들에 대한 치료나 이런 환자들을 대하는 방법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레자이와 뉴저지주 에디슨 소재 JFK 존슨 뇌손상 재활재단 센터의 전문가 팀, 뉴욕 웨일 코넬 의대는 '네이처'지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식물인간 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들은 메드트로닉사가 만든 장치를 사용했다. 심장 박동 조절장치 같이 이 장치도 피부 밑 흉부에 이식되지만 전극장치는 뇌의 목표부분에 정확히 자극을 전달한다. 연구자들은 전기 자극이 뇌순환을 향상시켜 식물인간의 뇌를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자는 다치기 전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만화책 모으는 것과 수퍼히어로가 나오는 공상과학영화를 좋아했었다. 그는 1999년에 귀가하던 중 강도의 공격을 받아 식물인간이 됐다.
이 남자의 어머니는 아들에 대해 "두개골이 완전히 부서지고, 거의 죽은 상태로 버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다음 5년간 회복의 희망없이 요양소에서 보냈다. 그는 가끔 입술로 예, 아니오를 표시할 뿐이었다. 그러나 확실하게 의사소통하거나 혼자서 밥을 먹을 수는 없었다.
그의 부모는 2005년 실험 치료를 시도하는 데 동의했고, 의사들은 즉각 효과를 거두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목소리에 따라서 머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그는 지금 컵으로 물이나 음료수를 마실 수 있고, 16개의 단어를 생각해 내서 말할 수 있고, 영화를 볼 수 있다.
레자이 박사는 그가 어머니 등 가족들과 함께 카드놀이를 하고, 시설 바깥으로 짧은 여행을 하는 등 가족과 함께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혀 움직이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 때문에, 그는 여전히 걸을 수 없는 상태다. "그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그러나 그는 과거에 처했던 상황에서, 극적인 향상을 보이고 있다"고 레자이는 말했다.
이 남자는 미국 식품의약안천청(FDA)이 승인한 시험 연구의 일부로 치료를 받을 첫 12명 중 첫번째 케이스이다. 전문가들은 약 10만명에서 30만명의 외상성 뇌손상 환자가 최소한의 의식 상태에 있다고 추정한다. 대부분은 활성화된 요법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레자이 박사와 동료들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평가해 볼 때, 우리는 뇌손상 환자들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이 기술의 잠재력에 매우 고무되어있다."고 레자이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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