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기사100자평(2)입력 : 2012.02.06 22:15
헬기 날개 혹등고래 돌기 응용, 양력 커져 비행시 안정감
▲ DLR 제공독일 과학자들이 최근 혹등고래의 지느러미에서 하늘을 잘 날 수 있는 비법(秘法)을 배워 헬기 제작에 응용했다. 혹등고래 지느러미에 나 있는 돌기를 헬리콥터의 회전날개에 적용해 비행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다.
혹등고래의 지느러미는 비행기 날개처럼 단면이 위로 볼록한 모양이다. 이 때문에 아랫면보다 위쪽으로 물이 더 빨리 흐르고, 위쪽의 압력이 아래쪽보다 낮아진다. 결국 지느러미에는 위로 떠오르는 힘인 양력(揚力)이 발생한다.
지느러미의 돌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느러미가 미끈할 경우 물이 윗면을 지나 끝까지 흐르지 못하고 도중에 흩어져 버린다. 이렇게 되면 양력이 감소한다.
최근 물리학자들은 혹등고래의 지느러미 돌기가 일종의 소용돌이를 발생시켜 지느러미 표면을 따라 흐르는 물이 일찍 흩어져버리는 것을 지연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연구진은 이 사실을 활용해 헬리콥터 성능 개선에 나섰다. 연구진은 헬기의 회전날개 끝에 혹등고래처럼 지름 6㎜의 고무 돌기 186개를 달았다.
헬리콥터가 날아가는 쪽으로 회전하는 날개는 앞에서 불어오는 공기 덕분에 양력을 더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뒤쪽으로 돌아가는 날개보다 속도가 더 빨라진다. 속도 차이는 헬리콥터의 안정성을 해친다. 심할 경우 양력을 잃고 추락할 수도 있다.
독일 연구진은 헬리콥터 회전날개에 돌기를 달아 양력을 더 많이 받도록 했다. 그러자 실험에서 조종사가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정도로 헬리콥터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앞으로 헬리콥터 회전날개의 표준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