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성(性)구분 무시는 인간 파괴"
교황 발언에 동성애자·인권단체 발끈
이태훈 기자 libra@chosun.com
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가 "인간이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남녀 성(性) 구분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해, 동성애자와 인권운동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AFP·dpa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22일 바티칸 교황청의 고위 성직자들에게 "전통적인 성의 구분(heterosexual)을 넘어선 행동은 신께서 하신 일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인류는 남성과 여성에 의도된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창조의 언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 교회는 전통적으로 '동성애 자체(homosexuality)'는 죄가 아니지만 '동성애 행위(homosexual behavior)'는 죄라는 입장이라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4일 전했다.
교황은 또 "열대우림이 당연히 보호돼야 하듯이, 피조물로서 인간 역시 보호되어 마땅하다. 일종의 '인간 생태학'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영국의 크리스천 운동가 샤론 퍼거슨(Ferguson)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종교 지도자의 그런 발언은 동성애자에 대한 폭력과 적대행위를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황은 지난 21일 지동설을 주장한 17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천체망원경 이용 4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자연법칙에 대한 이해는 하느님의 '작품'에 관한 이해와 감상을 북돋운다"며 갈릴레이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하다 가톨릭 교회에 의해 이단으로 몰린 뒤 피렌체 자택에서 평생을 연금상태로 보냈었다.
입력 : 2008.12.2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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