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최유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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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文 크게 작게요즘싸이 공감조선블로그MSN 메신저입력 : 2012.02.02 03:02
대륙여성, 홍콩 지하철서 음식 먹이는 사건 계기로 충돌
홍콩의 한 여성이 1일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 앞에서 일간지 빈과일보에 실린 광고를 펼쳐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홍콩인은 충분히 참았다. 당신은 홍콩이 '중국 대륙 부부의 아이(雙非兒童)'를 위해 18분마다 1백만 홍콩달러(약 1억4500만원)씩 쓰기를 원하는가."
1일 홍콩 일간지 빈과일보(蘋果日報) 11면에는 이런 문구를 단 전면광고가 실렸다. 홍콩 영주권이 없는 중국인 부부가 홍콩 원정 출산을 통해 아이가 영주권을 확보하게 함으로써 1백만 홍콩 달러가 소요되는 12년 무상교육 등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비꼰 것이다. 광고 배경으로는 커다란 메뚜기 한 마리가 바위산 위에서 서 있는 장면을 썼다. 중국인을 곡식을 쓸어가는 '메뚜기떼'에 비유한 것이다. 이날 광고는 '융 존'이라는 한 홍콩 네티즌이 벌인 인터넷 모금운동으로부터 비롯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지난 25일부터 모금을 시작해 1주일도 안돼 10만 홍콩달러(약 1450만원)의 돈을 모아 이 광고를 게재했다는 것이다.
중국인과 홍콩인 간 감정싸움이 이처럼 격화된 것은 지난달 15일 홍콩 지하철에서 일어난 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한 대륙 여성 관광객이 전동차 안에서 아이에게 음식물을 먹이자 홍콩인 남성이 '지하철 내에서 음식물을 먹는 건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제지하면서 시작됐다. 이 여성 일행은 거친 욕설로 이 남성에게 대들었고, 홍콩 승객들도 가세해 집단 말싸움이 벌어졌다. 이 장면은 동영상 포털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대륙에도 알려졌다. 특히 한 홍콩 승객이 "대륙 사람들이 모두 이 모양"이라고 말한 대목이 중국 대륙 네티즌을 격분시켰다.
독설가로 유명한 베이징대 중문과의 쿵칭둥(孔慶東) 교수는 지난달 25일 한 TV 토크쇼에 나와 홍콩인을 '개'에 비유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쿵 교수는 "홍콩의 많은 사람이 영국 식민하에서 주구(走狗) 노릇을 하는 데 익숙했다. 홍콩인은 지금도 개"라며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이날 광고는 쿵 교수가 홍콩인을 '개'에 비유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이 광고는 중국인을 '너희'로 지칭하면서 "독극물 분유 때문에 분유 사러 오는 것을 이해한다. 자유를 찾아 홍콩에 오는 것도 좋다. 다만, 홍콩에 오면 제발 현지 문화를 존중하라"고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