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또 연습… 세계 최고 비결은 그것뿐"
한국 찾은 '볼링 황제' 피트 웨버
두 살 때 볼링공 잡아 PBA 34회 우승 기록
'명예의 전당'에 입회
안양=장민석 기자 jordantic@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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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 웨버. /볼링 코리아 제공자신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저요? 세계 최고의 볼러(bowler)죠." 피트 웨버(Weber·46·미국). PBA(미국프로볼링협회)투어 34회 우승, 통산 320만 달러(약 36억원)를 벌어들였고 1998년 PBA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명실상부한 '볼링 황제'다. 웨버는 22일부터 26일까지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리는 DSD삼호코리아컵 국제볼링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코리언 바비큐를 맛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흥분된다"며 웃었다.
두 살 때 볼링공을 처음 잡은 웨버는 1979년 17살의 나이로 PBA 무대에 데뷔했다. 이듬해 '올해의 신인'에 선정된 웨버는 1982년 첫 PBA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스물 일곱이던 1989년 '트리플 크라운(P BA 내셔널 챔피언십, PBA 왕중왕전, US오픈을 우승하는 것)'을 달성하며 미국 프로볼링 무대를 정복했다.
1m72의 크지 않은 키에도 높은 백스윙으로 파워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웨버는 매서운 눈매만큼이나 강한 승부욕으로 유명하다. "저는 이기기 위해 볼링을 합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연장인 PBA에서 펼치는 1대1 승부는 정말 짜릿하죠."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는 그에게 세계 최고가 된 비결을 묻자, 싱거운 '모범 답안'이 돌아왔다. "연습 이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연습, 또 연습이죠." 올해로 투어생활 30년째. '볼링 황제'의 30년도 매 순간 영광으로 채워지진 않았다.
두 번의 이혼 등 순탄치 않은 가정 생활에 1999년엔 알코올 중독으로 PBA 투어 6개월 출전 정지를 받기도 했다. 웨버가 완벽히 부활한 것은 2005년 아버지 딕의 죽음 이후. 딕 웨버는 PBA 투어 30회 우승 기록과 함께 준수한 외모로 볼링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미국 프로볼링의 개척자이자 전설이었다. 그해 웨버는 12월 볼러스파라다이스닷컴 클래식에서 아버지를 상징하는 'DW' 헝겊조각을 소매에 달고 나와 감격의 우승을 거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생각했죠. 삶은 어차피 계속 되는 것이고, 살아 있는 동안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요."
DSD삼호코리아컵에는 KPBA(한국프로볼링협회)의 간판 정태화(DSD) 등 소속 프로 112명을 비롯해 PBA 9명, JPBA(일본프로볼링협회) 53명이 출전한다. 총 10개국 225명의 볼러들이 모습을 드러낼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1억원. 웨버는 "한국 팬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볼링을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