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이효리, 21세기 섹시 아이콘이 되다 [JES]
●1995년 최민수
MBC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인기는 엄청났다. 모래시계 방송 시간엔 도로가 한산해진다는 말까지 나왔다. 64.5%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박태수(최민수)가 사형집행 전 남긴 "나 떨고 있니?"란 대사는 일약 유행어가 됐다.
고현정·박상원은 물론 당시 과묵한 보디가드로 출연한 이정재도 주목 받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컴백홈'으로 가출 청소년을 집으로 돌아오게 했고, 김건모는 '잘못된 만남'으로 280만장의 음반을 팔아치웠지만 '모래시계'를 따라잡긴 힘들었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를 통해 최고 스타임을 재확인했다. 최고의 자리에 있던 이들의 갑작스런 해체에 팬들은 자살도 불사하겠다며 극렬히 저항했고, 이들의 해체 소식은 방송 3사 뉴스에 연일 보도돼 사회 현상으로 취급됐다. 해체와 동시에 잠적한 서태지와 아이들과 매스컴의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이들의 빈자리를 노리고 아이들 그룹의 원조라 할 만한 그룹 HOT가 데뷔, '캔디'등을 히트시키며 10대들의 우상이 됐다.
●1997년 최수종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65.8%)의 드라마 '첫사랑'이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최수종과 이승연·배용준 등이 주연을 맡았고, 젊은이들의 엇갈린 사랑과 야망을 그려낸 이 드라마의 시청률 기록은 10년이 넘어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 시기에 나타난 스크린 스타는 한석규였다. 한석규는 '초록물고기'에서 '막동이'를 연기하며 연기파 배우의 대표주자가 됐다. 그룹 HOT는 '행복'으로 골든디스크상 대상을 거머쥐었다.
●1998년 HOT
아이들 그룹의 원조 HOT의 인기가 대단했다. 강타·문희준·토니안·장우혁·이재원 등이 각각의 팬을 확보했고 서울 잠실주경기장 콘서트에서 5만 객석을 가득 채웠다. 대결 구도를 보인 젝스키스와 인기 경쟁을 펼치고 10대 팬덤의 극치를 보였다. 3집 '열맞춰'까지 연속 3회 골든디스크 본상을 수상했다. TV에선 KBS '용의 눈물'의 유동근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1999년 심은하
단아하고 고운 인상의 심은하가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보여준 독한 '윤희' 연기가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중 이종원에게 버림 받은 후 심은하는 절규하며 "부숴버릴거야!"를 외쳤고, 이 대사는 금세 유행어가 됐다. 한석규 주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 이어 드라마 '청춘의 덫'으로도 사랑 받았고 2001년 돌연 은퇴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남북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 '쉬리'가 개봉돼 620만 명의 관객 동원에 성공,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0년 황수정·전광렬
최고 시청률 63.7%를 기록한 MBC TV 사극 '허준'이 99년말부터 2000년 상반기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허준을 연기한 전광렬과 '예진아씨' 황수정의 인기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예진아씨가 한복 속옷을 입은 채 비를 맞았던 장면은 아직도 방송 캡처 사진이 돌 만큼 큰 화제를 모았다. 조성모는 '아시나요'로 골든디스크 대상을 연거푸 차지했고, 영화 '공동경비구역JSA'가 사랑 받았지만 허준을 따라잡긴 힘들었다.
●2001년 장동건
영화 ‘친구’가 818만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얼굴이 너무 잘생겨 고민이던 장동건은 '친구'를 통해 비로소 배우로 자리매김했고, 영화 속 대사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내가 니 사다바리가' 등이 인구에 회자됐다. 그룹 god는 4집 '길'로 골든디스크상 대상을 차지했다.
●2002년 설경구
설경구는 영화 '공공의 적'으로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차지했다. 백상예술대상은 영화부문에서 작품에 대상을 수여하던 전례를 깨고 처음으로 배우 설경구에게 대상을 안겼다. 영화 속 '강철중'은 지금까지도 사랑 받아 올해 영화 '강철중'으로 이어졌다. KBS 드라마 '태조왕건'에서 최수종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일본에서 성공하고 귀향한 보아는 '넘버 1'으로 가요계의 진짜 넘버원이 됐다.
●2003년 이효리
'21세기 대표 섹시 아이콘' 이효리의 재발견이었다. 98년 핑클로 데뷔한 이효리는 그룹 활동에서 보여줬던 상큼·발랄하던 이미지를 벗고 섹시와 솔직함을 무기로 최고의 스타로 올라섰다. 솔로 1집 '10 Minutes'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이효리의 화장법과 의상 스타일 등이 모두 유행 상품이 됐다. 10여개의 CF에 동시에 출연하며 그야말로 '효리 신드롬'을 완성했다. 드라마에선 이병헌·송혜교의 '올인'과 이영애의 '대장금', 영화에선 '실미도'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올드보이'와 '살인의 추억'이 사랑받았다.
●2004년 배용준
배용준이 한류열풍의 불을 지피며 '욘사마'가 됐다. 최지우와 함께 주연한 드라마 '겨울연가'가 NHK를 통해 본격 방영되며 일본열도는 배용준에 열광했고, 본격적인 한류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배용준의 일본 첫 방문 당시 하네다 공항은 7000여명의 주부팬들로 들어찼고, 몰려든 여성팬들 때문에 공항은 남성화장실을 개방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대장금'의 이영애와 '잇츠 레이닝'의 비도 크게 활약했지만 '욘사마'를 누르긴 역부족이었다.
●2005년 이준기
개봉 전 관심을 받지 못한 영화 '왕의 남자'가 12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빅히트했다. 동성애 코드를 연기한 '여자 보다 예쁜 남자' 이준기는 여성팬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준기는 석류를 좋아해~'란 유행 CM송까지 만들어냈다. 드라마에선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김선아란 스타가 탄생했다. '말아톤'의 조승우는 인상깊은 장애우 연기로 차세대 스크린 스타 자리를 예약했다.
●2006년 송일국
송일국이 주연한 MBC TV 드라마 '주몽'도 국민드라마였다. 유동근, 최수종 등 사극 남성 배우의 대열에 젊은 연기자 송일국이 가세, 이들 못지 않은 남성미를 인정 받으며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을 손에 쥐었다. 흥행 불패 송강호는 자연스런 연기로 영화 '괴물'의 1300만 흥행 기록을 세웠고, 동방신기는 골든디스크 대상을 차지한 후 일본 가요 시장으로 진출했다.
●2007년 강호동
MBC TV '황금어장-무릎팍도사'와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 방송 3사에서 '강호동 불패'를 과시하며 이 시대의 '웃기는 입'으로 인정 받았다. 특유의 파워풀한 진행으로 안방 극장을 사로잡은 그는 백상예술대상 44년 역사상 예능인으로는 처음으로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MBC TV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배용준은 식지 않은 '욘사마 파워'를 과시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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