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중학생이 친구 살해하고 투신사망
김은정 기자
이메일icdi@chosun.com
기사100자평(7) 크게 작게요즘싸이 공감조선블로그MSN 메신저입력 : 2012.05.25 08:16 | 수정 : 2012.05.25 11:20
부산에서 중학교 3학년 김모(16)군이 친구 민모(16)군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평소 김군이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민군의 태도에 불만을 가졌다는 친구들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24일 오후 11시 30분쯤 부산 사상구 괘법동의 한 빌라 앞에서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민군을 기다렸다가 미리 준비해온 빨간색 노끈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 늦은 시각이어서 인적이 드문데다 주변에 차가 많이 주차돼 있어 이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진 않았다.
민군보다 키가 훨씬 크고 체격이 좋은 김군은 민군을 쓰러뜨린 뒤 배 위에 올라타고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던 중 길을 지나던 염모(36)씨가 이 장면을 목격하고 “무슨 일이냐”고 묻자 김군은 “제가 안 그랬어요”라며 현장에서 달아났다. 김군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염씨는 민군이 쓰러져있는 곳으로 가 이미 숨진 상태의 민군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도망친 김군은 현장에서 도보로 5~10분가량 떨어진 한 아파트 25층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김군의 주머니에서는 이날 오후 8시쯤 인근 마트에서 노끈을 사고 받은 영수증이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두 학생은 같은 반이었던 적은 없지만, 지난해 수준별 영어수업을 함께 들으며 알게 됐다. 김군은 민군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게임, 공부 등을 같이하자며 따라다녔지만, 민군은 그때마다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학생 모두 반에서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온 모범생으로 알려졌다. 1학년 때 반장을 지내기도 한 김군은 올해 들어서는 학교 친구들에게 ‘죽고 싶다’는 말을 가끔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군의 친구들과 교사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김군과 민군의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