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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여우 40년만에 자연번식
채민기 기자 chaeplin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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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9.08 03:36
▲ 지난 5월 서울동물원에서 출산에 성공한 토종 여우 암컷(맨 앞)과 새끼 여우들./서울동물원 제공 서울동물원 새끼 3마리 낳아
경기도 과천 서울동물원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한국 토종 여우를 자연 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서울동물원은 지난 5월 5일 사육 중인 우리나라 토종 여우가 암컷 3마리를 낳았다고 7일 밝혔다. 현재 몸무게 3.35∼3.75㎏로 모두 건강한 상태다.
한국산 토종 여우는 1970년대 이후 국토 개발이 진행되며 점차 야생에서 자취를 감췄으며, 현재 멸종위기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지난 1974년 지리산에서 밀렵꾼에 야생 여우가 마지막으로 잡혔다는 기록 이후, 2006년 강원도 양구에서 여우가 발견됐으나 숨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서울동물원은 지난 2006년부터 토종 여우 번식 사업을 추진해왔다. 2006년 북한에서 토종 여우 암·수 각 1마리, 2008년 10월 중국에서 수컷 3마리와 암컷 6마리를 각각 들여와 정성껏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우는 후각과 청각이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번식 사업은 애를 먹기 일쑤였다. 서울동물원 동물연구실의 유종태(54) 생태연구팀장은 "어미의 신경이 날카로워지면 새끼를 물어 죽이는 경우도 있어 우리에 CCTV를 달고 늘 지켜봐야 했다"며 "이번에 새끼를 낳은 암컷 여우는 중국에서 들여온 여우 중 한 마리지만, DNA 분석을 해보면 한국산 토종 여우랑 일치한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여우가 관람객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일반 관람객이 출입할 수 없는 구역에 전용 번식장을 만들고, '여우굴'을 파고 사는 야생의 습성을 살릴 수 있도록 흙더미를 우리에 넣어 주기도 했다.
오창영 전 서울동물원 부장은 "지난 1969년 당시 창경원 동물원에서 토종 여우 8마리가 자연 번식을 통해 태어난 일이 있지만 당시엔 야생에도 토종 여우가 흔했기 때문에 기록으로는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자연 번식 성공으로 서울동물원에 사는 여우는 토종 여우 14마리를 포함해 모두 33마리로 늘었다.
서울동물원 유종태 팀장은 "자연 증식을 통해 토종 여우 개체 수를 늘리고 야생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 반달가슴곰처럼 자연에 방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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