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북극곰 '통키(수컷·24세·사진)'가 17일 오후 6시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사람 나이로 70·80대 고령인 통키는 내달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이주할 예정이었다. 3년 전 여자친구 북극곰 설희가 세상을 떠난 후 스트레스 징후를 보인 통키가 편안한 노후를 보내도록 배려한 조치였다. 동물권단체 등에서 통키 이주에 앞장섰다. 부검을 맡은 서울대 수의대 관계자는 "노령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밝혔다.
1995년 경남 마산 돝섬유원지에서 태어난 통키는 1997년 에버랜드 동물원으로 옮겨져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름은 에버랜드 직원들이 당시 유행하던 만화영화 '피구왕 통키'에서 따와 지었다. 지난해 대전 오월드에 있던 북극곰 '남극이'가 췌장암으로 죽으면서 국내 북극곰은 통키 한 마리가 유일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17일 당일에도 통키가 비교적 잘 생활했다"며 "영국 이주를 앞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갑작스러운 통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검정 바탕으로 바꾸고 통키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