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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 * 비닐우산(하늘) / 까치집 /
* 비닐우산
구멍가게에서 산
비닐우산
빗길로
나오면서 펴들면
먹구름 갈라지며
언뜻 내비친
파란 하늘
맑은 하늘 밑에 잠시 서서
즐겁게 듣는
소나기 소리
아, 구멍가게에서 산
파란 하늘
머리 위에
동실동실 띄우고
빗길을 갑니다
빗소리도 데리고 갑니다
―전병호(1953~ )
+ 우리는 길을 가다 가끔 갑작스레 소낙비를 만날 때가 있다.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채 비를 만나면 흠뻑 비를 맞아야 한다. 그럴 때 가게나 전철 입구 우산 장수한테서 허름한 우산을 사서 펴 들면 문득 먹구름이 갈라지고 언뜻 파란 하늘이 내비치는 것 같다.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씨구려 우산이지만 고맙기 짝이 없다. 우산을 쓰고 가면 빗소리도 재잘거리는 새소리나 친구의 말소리같이 정겹게 들린다. 파란 하늘을 머리에 동실동실 띄우고 빗소리를 친구 삼아 데리고 가는 빗길이 즐겁기만 하다.
하찮은 비닐우산 하나로 빗길이 즐거워지고 빗소리가 친구처럼 가까워진다는 발견이 빛난다. 이 동시는 소낙비처럼 갑작스레 어려운 경우를 당했을 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비닐우산처럼 파란 하늘이 되어주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 이준관 / 아동문학가 / 조선일보 )
[가슴으로 읽는 동시] 비닐우산
이준관·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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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0.31 23:30
비닐우산
구멍가게에서 산
비닐우산
빗길로
나오면서 펴들면
먹구름 갈라지며
언뜻 내비친
파란 하늘
맑은 하늘 밑에 잠시 서서
즐겁게 듣는
소나기 소리
아, 구멍가게에서 산
파란 하늘
머리 위에
동실동실 띄우고
빗길을 갑니다
빗소리도 데리고 갑니다
―전병호(1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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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길을 가다 가끔 갑작스레 소낙비를 만날 때가 있다.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채 비를 만나면 흠뻑 비를 맞아야 한다. 그럴 때 가게나 전철 입구 우산 장수한테서 허름한 우산을 사서 펴 들면 문득 먹구름이 갈라지고 언뜻 파란 하늘이 내비치는 것 같다.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씨구려 우산이지만 고맙기 짝이 없다. 우산을 쓰고 가면 빗소리도 재잘거리는 새소리나 친구의 말소리같이 정겹게 들린다. 파란 하늘을 머리에 동실동실 띄우고 빗소리를 친구 삼아 데리고 가는 빗길이 즐겁기만 하다.
하찮은 비닐우산 하나로 빗길이 즐거워지고 빗소리가 친구처럼 가까워진다는 발견이 빛난다. 이 동시는 소낙비처럼 갑작스레 어려운 경우를 당했을 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비닐우산처럼 파란 하늘이 되어주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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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가슴으로 읽는 동시] 까치집
이준관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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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0.31 03:03
까치집
키 큰 미루나무
파아란 하늘이 묻은 가지에
둥긋한
집 한 채.
방 한 칸뿐인
까치집.
단출한
까치네 식구들.
하늘은
그의 뜰
구름도
까치집 뜰에 와서 논다.
―오순택(1942~ )
.
/유재일
집들은 참 신기하다. 은빛 햇살 같은 거미줄로 짠 거미집, 나무 구멍 속 다람쥐 집, 꼬불꼬불 땅 구멍 속 개미집, 그리고 높은 나무 꼭대기에 지은 까치집. 자세히 보면 모든 집은 신기하고 때로는 경이롭다.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고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집이라서 하찮은 미물일지라도 집을 지을 때면 정성을 다한다. 까치들도 나뭇가지와 진흙을 물어 나르며 벽돌을 하나하나 쌓듯 정성을 다해 보름달처럼 둥긋한 집을 짓는다.
키 큰 미루나무에 까치집 둥긋이 얹혀 있는 풍경은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방 한 칸에 단출한 식구들이지만 까치들은 하늘을 뜰로 삼고 도란도란 의좋게 산다. 구름도 까치집 하늘 뜰에 와서 오순도순 논다. 그러기에 언제 보아도 까치집이 있는 풍경은 정겹고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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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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