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부족 인구 2025년 30억명
오늘은 세계 '물의 날' … 세계 곳곳서 수자원 분쟁
"물에 1%세금 부과" … 물 포럼서 제안하기도
윤희영기자 hyyoon@chosun.com
입력 : 2005.03.21 18:14 09' / 수정 : 2005.03.21 20:10 10'
지구촌의 물부족 사태가 에이즈·기아 문제와 함께 ‘21세기의 3대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22일로 제13회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한다. 유엔은 오는 2025년 75억 인구 중 약 30억명이 식수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물부족 실태=이집트와 에티오피아는 나일강의 수자원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이집트는 1929년 영국과 협정을 맺고 이집트 외에는 나일강의 물을 관개 또는 발전용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는 협정의 무효를 주장하며, 북서부 타나 호수의 발원지인 나일강 수자원의 공동 이용을 요구하고 있다. 아프리카 빅토리아 호수에 접한 탄자니아·케냐 등은 국제사회의 중재를 호소하고 있으며,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갠지스강을 사이에 두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도 수자원 확보 문제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을 통해 요르단강 수자원 50만㎥를 확보했고, 1982년 레바논 침공 이후 알-리타니강에서 8억㎥의 물을 끌어쓰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수자원을 통제, 지하수 취수량의 82%를 차지하고 나머지 18%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넘겨주고 있다.
◆분쟁 가능성=현재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세계 인구는 약 11억명. 2025년쯤에는 3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질병의 60%가 비위생적 식수에서 비롯되며, 수인성 질병에 따른 사망자가 연간 3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중국이 2030년 이후 물부족 국가군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 25년 안에 세계 5개국 중 1개국이 심각한 물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 수자원 공동 관리 문제는 21세기 국제분쟁의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비=유엔은 ‘세계 물의 날’인 22일을 기해 ‘국제 행동 10년: 생명을 위한 물’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물 보호와 관리, 수자원을 둘러싼 국가간 협력을 촉구하고, 각국에 지속 가능한 수자원 이용계획을 개발하도록 호소할 방침이다.
목표는 지난 2000년 유엔이 ‘새천년 선언’을 통해 제시한 것처럼 2015년까지 현재 깨끗한 식수가 공급되지 않는 10여억명 중 최소한 절반에게 안전한 식수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 정부는 현재 이를 위해 연간 30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40억~300억달러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지난 20일 제네바에서 폐막된 ‘대안 세계 물 포럼’에서는 물에 1%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150개 비정부기구에서 1200여명이 참석한 이 포럼에선 내년 브뤼셀에서 제1차 세계 물의회를 소집, 물 사용권을 인권으로 규정하고 물을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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