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세계에서는 흔한 현상이고 일부 사람 사회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흙 먹기는 질병 퇴치나 광물질 섭취를 위한 행동으로 알려져 있으나 박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연구 결과 먹이에 함유된 유독 성분 해독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독일 라이프니츠 동물 야생연구소 과학자들은 아마존 우림의 박쥐들이 밤중에 흙을 먹는 현장을 한달동안 지킨 뒤 이들을 붙잡아 조직 표본을 채취하고 이들이 먹은 진흙과 광물질이 풍부한 물을 분석한 결과 예상과 다른 현상을 발견했다.
이들은 맥(貊)이나 새, 또는 멧돼지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조성해 놓은 광물질 섭취 장소를 자주 찾는 박쥐들이 곤충을 먹이로 삼는 부류가 아니라 이미 광물질이 풍부한 열매를 주로 먹는 부류임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광물질 섭취 장소를 자주 찾는 박쥐 가운데 상당수가 임신중이거나 수유 중인 암컷들임을 밝혀내고 이들이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흙을 먹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박쥐들은 사람, 특히 아마존 원주민 부족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서 일부 부족은 임신이나 수유 중에 흙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감자를 먹을 때 독성이 있는 초록색 부분을 떼어내고 먹지만 동물들은 열매나 잎 등을 자연 상태로 먹기 때문에 독성이나 발암물질, 또는 출생시 결함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까지도 함께 섭취한다면서 흙 속의 광물질이 열매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흙 먹기가 포유동물 사이에 이처럼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라며 “흙 먹기에 관한 종전의 추측을 재고해야 할 것 같다. 이는 유익한 습관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은 광물질의 구체적 작용을 밝혀내면 새로운 질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 공공과학 도서관 학술지 플러스 원 인터넷판에 실렸다.
입력 : 2008.06.10 1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