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상어...동해 찍고, 남해 들러, 서해까지...三海접수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8.12 09:22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충청
식인(食人) 상어는 바다를 가리지 않는다. 올들어 동해를 찍은 식인상어는 남해를 들러, 태안반도를 거친 뒤 급기야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인천 을왕리까지 접수했다. 제주 남부 해안에서도 어부의 그물에 걸린 적 있다. 올 들어서만 모두 9번의 출현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지난 1978년 영화 '죠스'를 통해 국내에는 '식인'의 이미지로 더욱 많이 알려진 백상아리가 많이 발견돼 긴장을 더해준다.
지난 1998년 서해상에 처음 발견된 이후 띄엄띄엄 출몰하다 올 해는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해 가장 처음으로 상어 출현이 확인된 곳은 동해시 묵호동 앞바다. 지난 2, 3월 백상아리가 어부의 그물에 잡히면서다.
이후 4월에는 고성군 아야진에서 백상아리가, 지난 4일에는 같은 지역에서 2.7m의 악상어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남해에서도 두 번의 출현이 있었다. 당연히 어부의 그물에 걸린 상태였다. 몇 마리의 상어가 남해에서 놀고 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
남해지방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통영 앞바다에서 2.2m 청상아리 한마리가 그물에 포획됐다. 이후 7월 26일에는 학동 몽돌해수욕장 인근에서 3.1미터 귀상어 2마리가 출현해 피서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8일 오후 7시께 인천 소청도 남쪽 해상에서 4.7m 크기의 백상아리가 저인망어선 그물에 걸려 선장과 선원들에 의해 건져 올려졌다. 같은 날 밤 5.5m 백상아리가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근처 갯벌에서 피서객 이모(35)씨에 의해 발견됐다.
피서객들이 놀던 갯벌 인근까지 올라왔다 썰물 때 빠져 나가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어떤 피해가 어떤 형태로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어들이 국내 삼해(三海) 출현이 잦아진 이유는 바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 때문이다.
상어는 주로 열대 및 아열대 지방 인근 바다에서 활동하는데 최근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 연근해 수온이 20도가 넘어가면서 상어가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상어들이 주식으로 삼고 있는 고등어, 오징어 등이 북상하고 있는 것도 상어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난류의 북상과 함께 남해 뿐 아니라 동해, 서해 등에서도 고등어와 오징어가 모이고 어획량이 늘어나자 먹이를 찾아 나선 상어들이 남해를 넘어서 동해와 서해로 영역을 넓힌 셈이다.
다만 이러한 환경 변화로 상어의 서식지가 한반도 근처로 옮겨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어가 어느 한 곳에 정착해 사는 어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어 전문가들은 "한반도 근처로 상어의 서식지가 옮겨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인근 바다의 수온이 20도가 넘어간 이상 상어가 언제든 또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정년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수온 상승으로 우리나라에도 언제든 상어가 출현할 수 있게 됐다"며 "해양경찰이 발견 즉시 쫓아버리거나 사살하는 등 적극적인 대비책과 함께 전파, 전류 등을 이용해 상어들을 쫓아버리는 상어퇴치기를 각 해수욕장마다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신소연 기자ㆍ홍영선 인턴기자/offday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