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도 최소한의 삶을 살아야"
최열 대표, 보조금 횡령혐의 부인하며 '눈물'
손진석 기자 aur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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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재단 최열 대표가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횡령 혐의를 부인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의 보조금 횡령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환경재단 최열(59) 대표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최 대표가 환경련의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던 2004년부터 환경련에 들어온 기업 후원금과 보조금 일부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단서를 포착하고, 최 대표 명의의 계좌를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검찰의 시민사회 죽이기, 표적 수사를 중단하라'는 제목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상임대표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백승헌 회장 등 시민단체 인사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경재단이 입주해있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서 "30여 년 환경운동에 전념해온 비정부기구(NGO) 대표인사를 공금을 횡령한 파렴치범으로 몰아간 것은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라면서 "검찰의 표적 수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피의사실 공표와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회견 말미에 최 대표는 "환경운동을 하면서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아자동차와 삼성SDI의 사외이사를 맡았는데 그때도 언론에서는 공격을 많이 했다"면서 "나는 시민운동가도, 환경운동가도 문화적인 생활을 하면서 최소한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최 대표는 "나는 검찰에서 부르면 당당하게 조사를 받겠다. 자기네들이 부패하고 썩은 돈을 먹으면서 가진 그런 생각과 잣대로, 한평생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을 보는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불쌍하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발언을 마치고 자리에 앉은 뒤, 양복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2,3분 동안 눈물을 훔쳤다.
최 대표는 1982년 공해문제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줄곧 환경운동을 해온 '환경운동의 대부'로, 1993년 환경련을 발족시켰고 2002년에는 환경재단을 설립했다. 또 2000년 총선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2004년 총선물갈이연대 상임공동대표 등을 지내기도 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이날 "최 대표 명의의 환경련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최 대표가 개인적으로 수억원을 빼내 사용한 흔적을 일부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자금 추적이 끝나는 대로 최 대표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입력 : 2008.09.25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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