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지도자는 얼굴에 쓰여있다? 어린이도 얼굴 보고 선택
스위스 로잔대 등서 연구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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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든 어린이든 지도자를 선택할 때 얼굴이 주된 판단 근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서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사진을 잠깐 보고 마음의 결정을 하며, 이는 나중에 알게 된 그 후보자의 공약 등의 정보에 상관없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투표 성향이 어린이에서도 확인됐다.
스위스 로잔대의 존 안토나키스(Antonakis)와 올라프 달가스(Dalgas) 박사 연구진은 지난달 27일 '사이언스(Science)'지에 스위스 대학생과 어린이들에게 2004년 프랑스 국회의원 선거의 당선자와 낙선자 사진을 보여주며 한쪽을 선택하게 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 유권자들은 투표에서 후보자의 얼굴을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실험에서 어린 이도 어른과 같은 얼굴의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의 모습.먼저 대학생 684명에게 당선자와 후보자 두명씩 짝을 지은 사진 57장을 보여주며 누가 더 '유능해(competent)' 보이는지 선택하게 했다. 이때 당선자를 뽑은 경우가 60%로 나왔다.
전혀 모르는 사람을 사진만 보고 선택한 것이 실제 선거 결과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투표에선 얼굴이 주요한 판단기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5~13세의 어린이 681명에게 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 항해하는 컴퓨터 게임을 하도록 한 뒤, 역시 당선자와 후보자 사진을 보여주면서 만약 게임에서 선장을 시킨다면 누가 더 나아 보이는지 선택하게 했다. 놀랍게도 어린이들에서도 당선자 선택률이 64%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어린이도 얼굴을 판단할 때 어른과 같은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표에서 후보자의 얼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2005년 미국 프린스턴대의 토도로프(Todorov) 교수가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확인됐다. 연구진은 800명에게 그 전해 미국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 경쟁한 후보 두명의 사진을 보여줬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유능하다고 판단한 사진 속 인물이 실제 선거에서 대부분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다른 분석에서는 어려 보이는 동안(童顔)보다는 성숙해 보이는 얼굴이 더 유능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