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10명 교통사고 사망
목사 가족 등 방문객 8명·현지 교민 2명
이석호 기자 yoytu@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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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1명을 포함해 필리핀을 여행하던 한국인 10명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필리핀 현지 경찰은 27일 낮 12시30분쯤(현지시각) 필리핀 루손섬 팡가시난(Pangasinan)주 볼리나오(Bolinao) 인근 국도를 달리던 12인승 승합차가 중앙선을 넘어 건너편 가게를 들이받는 바람에 탑승하고 있던 한국인 여행객과 교민 등 탑승자 10명 모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사망자는 서울 관악구 봉천8동 '꿈꾸는 교회' 박수진(52) 담임 목사와 부인 한연오씨, 박태성(38) 부목사, 곽병배(33) 부목사와 부인 최미경씨, 경남 진해에 있는 '꿈꾸는 교회' 박성돈(46) 목사와 부인 정정희(46)씨, 딸 보아(5)양, 그리고 이인철씨 등 현지 교회 집사 2명을 포함한 1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목사 일행은 현지에 선교 센터를 짓는 문제를 상의하고 현지 교회 예배도 집도하기 위해 지난 24일부터 필리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바기오 이중성 한인회장은 "현지 경찰에 따르면 비가 많이 내리던 상황에서 승합차가 중앙선을 넘어 건너편에 있던 작은 가게를 들이받았다"며 "사망자들의 시신은 삼팔록(sampaloc)병원에 안치됐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인근 바기오 한인회 관계자들이 사고수습에 나섰고, 필리핀 주재 한국 대사관도 사고경위 파악과 사후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교통사고' 목사 일가족 잃은 교회 '비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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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 꿈꾸는 교회에 필리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위해 떠났다가 교통사고로 희생된 목회자 일행의... /뉴시스1 of 5 슬픔에 잠긴 진해 꿈꾸는 교회
“부모도 감당할 수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그토록 헌신했는데 이렇게 가시다니..”
필리핀 CMC한인교회 청소년 집회 등에 참석차 떠났다가 졸지에 목회자 일가족 모두를 잃어버린 경남 진해시 용원동 꿈꾸는교회는 28일 오전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슬픔에 빠졌다.
이번 사고로 이 교회에서는 박성돈(47) 담임목사와 박 목사의 부인 정정희(47)씨, 부부가 친자식보다 더 사랑스럽게 키운 입양한 딸 보아(6)양이 한꺼번에 하늘나라로 가 교인들의 허탈감은 더욱 컸다.
사고수습에 나선 교회측은 이날 유가족 대표 등과 함께 서울 꿈꾸는교회 관계자들과 함께 필리핀 현지로 가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 및 시신인도, 장례절차 등을 밟기로 했다.
교회에는 박 목사 일가족의 단란했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스크린이 설치됐으며 연단 앞에는 행복했던 박 목사 일가족의 사진이 붙여 교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밤늦게 사고소식을 접한 뒤 교회로 달려온 신도들과 청소년들은 이날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정기영 장로는 “유가족들과 협의한 결과 사망자들을 필리핀 현지에서 화장한 뒤 곧바로 비행기편으로 모셔와 국내에서 장례를 치를 계획”이라며 “유가족.교인들과 함께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 부부가 전세금 2천만원을 모두 털어 땅을 사 6년만에 개척한 꿈꾸는교회는 1층 대안학교식 청소년들의 배움터, 2층 교회, 3층 사택 및 청소년들의 방 등으로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휴식공간처럼 꾸며져 있다.
신도 70여명은 박 목사 일가족의 시신이 진해에 도착할 때까지 교인들이 돌아가며 릴레이 기도를 계속하기로 했다.
박 목사의 친구인 대구 밀알교회 박현규 목사는 “정말 청소년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았던 친구였는데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다니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모(16)군은 “사고뭉치였던 우리들을 위해 정말 부모님 보다 더 헌신적으로 돌봐 주셨고 이제 정신을 좀 차리려는데..”라며 흐느꼈다.
필리핀 교통사고 한국인 사망자 명단
한국인 10명, 필리핀서 교통사고 사망
입력 : 2008.08.28 02:10 / 수정 : 2008.08.28 14: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