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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화호 맹꽁이
이름: 흰빛/한홍철


등록일: 2007-08-25 15:01
조회수: 414 / 추천수: 68
링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8/17/2007081701154.html

[만물상] 시화호 맹꽁이

한삼희 논설위원 shhan@chosun.com
입력 : 2007.08.17 22:40 / 수정 : 2007.08.17 22:47

맹꽁이는 여름 밤 비가 와서 생긴 웅덩이 같은 곳에서 턱 밑 울음주머니를 부풀리며 울어댄다. 맹꽁이가 “맹꽁” 하고 우는 건 아니다. 어떤 놈이 “매앵~” 하고 울면 다른 놈이 “꼬옹~” 하고 맞장구친다. 수컷이 짝을 찾는 소리다. 한 놈이 소리를 내면 다른 놈도 ‘그쪽 말고 나한테 오라’고 소리를 질러댄다.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소리가 우리 귀엔 “맹꽁 맹꽁”으로 들린다. 사람이 “매앵~”하고 흉내내면 맹꽁이가 “꼬옹~” 한다는 말도 있다.


▶맹꽁이는 긴 겨울잠을 자다 봄에 잠깐 나와 배를 채운 뒤 다시 땅굴로 들어간다. 그러고는 장마철에 다시 나와 짝짓기를 하고 금방 다시 땅굴로 들어가 버린다. 그래서 맹꽁이 소리는 1년에 겨우 며칠 들을 수 있을 뿐이고 그것도 운이 좋아야 한다. 요즘 도회지에선 어지간한 습지나 웅덩이가 다 없어져 맹꽁이가 울려고 해도 울어댈 장소가 없다.


▶맹꽁이 같은 양서류는 축축한 피부로 호흡하기 때문에 화학물질에 쉽게 노출된다. 피부에 털이나 딱딱한 껍질이 없어 자외선에도 약하다. 세계 양서류 3분의 1가량이 멸종 위기라는 보고도 있다. 양서류는 이렇게 오염에 약해서 환경 변화를 일러주는 지표 생물로 다뤄진다. 환경부는 맹꽁이를 멸종 위기 2급 야생동물로 지정해놓고 있다. 환경단체도 맹꽁이가 발견되면 예민하게 주목한다.


▶16일 경기 시흥 시화호 북쪽 간석지에서 멀티테크노밸리(MTV) 기공식이 진행되는 동안 환경단체 회원들이 MTV사업을 유보하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MTV는 2016년까지 2조4000억원을 들여 시화 간석지 924만㎡에 첨단 산업도시를 짓자는 프로젝트다. 그런데 지난달 개발이 예정된 곳의 습지에 맹꽁이가 몰려 사는 게 확인됐다. 환경단체 사람들은 맹꽁이 서식지를 파헤치지 말라며 천막 농성을 벌여 왔다.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20~21일 직원들을 동원해 맹꽁이들을 이사시켰다. 뜰채로 1464마리를 건져내 15㎞ 떨어진 인공 습지로 옮겨 줬다. 맹꽁이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한 셈이다. MTV는 지역 시민단체와 협의 과정도 거친 사업이다. 환경단체가 개발 자체를 유보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도롱뇽을 보호해야 한다며 무작정 천성산 터널을 뚫지 못하게 했던 것을 보며 고개를 저은 국민이 많다. 환경단체가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국민이 지지해주지 않는다. 국민 지지 없이 어떻게 환경운동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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