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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빠진 친구, 위로보단 옆에서 가만히 지켜봐주길
김태훈 기자
기사100자평(0) 크게 작게요즘싸이 공감조선블로그MSN 메신저입력 : 2014.05.27 03:02
美 기독교철학자 월터스토프 訪韓
월터스토프 예일대 명예교수는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아들을 잃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조인원 기자 "미국에선 불행한 일을 당하면 되도록 빨리 털고 일어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그런데 아들을 잃고 나니 잊고 털어버리기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이 슬픔을 평생 안고 가자고."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철학자 니콜라스 월터스토프(82) 예일대 신학대학 명예교수는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그는 칼빈대와 예일대에서 종교학과 철학을 가르쳤으며 기독교인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라는 책으로도 잘 알려진 저술가다. 서울 새문안교회(담임목사 이수영)와 미국 뉴브런즈윅신학교가 마련한 제7회 언더우드 국제 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주 방한한 그는 26일 "세월호 사건은 미국에서도 큰 공포를 주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아들을 잃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25년 키운 아들이 1983년 6월 오스트리아에서 산악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구원과 영성을 평생 연구해온 그에게도 아들을 잃은 경험은 인간이 겪는 고통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그 아픔을 곱씹어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라는 책도 썼다. 종교가 이런저런 슬픔과 고통을 겪은 이에게 어떤 위로를 주어야 하는지도 더 깊이 고민했다. "슬픔에서 빨리 빠져나오라거나 다른 일을 해서 잊으라는 충고는 잘못된 행위입니다. 슬퍼하는 사람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편이 낫지요. 그러면 슬픔에 빠진 사람들이 스스로 치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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