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닭장속 병아리… 늘 탈출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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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닭장속 병아리… 늘 탈출 꿈꿨다”
[2006.09.07 19:02]
1998년 10살 때 등굣길에 납치됐다 지난 8월23일 극적으로 탈출한 오스트리아의 나타샤 캄푸슈(18)가 6일 현지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8년간의 감금 생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캄푸시는 피랍 직후 수도 빈 교외 슈트라스호프의 한 주택 지하실에 갇혀 폐소공포증에 시달렸으며 6개월 동안은 납치범 볼프강 프리크로필 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세상의 수많은 사람 중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스스로 묻고 또 물었다”면서 “자신이 닭장의 병아리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납치범에 대해 그녀는 “편집증 환자였으며 납치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납치범은 2년이 지난 뒤에야 라디오를 듣게 해주었고 신문도 읽게 해줬다”며 때때로 납치범의 목을 잘라버리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캄푸슈는 “탈출을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면서 “한번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차 밖으로 뛰어내리려 했지만 납치범이 날 꽉 붙잡고 속도를 내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탈출 당시에 대해 캄푸슈는 “납치범이 전화하는 틈을 타 농장을 가로질러 달려 한 여자에게 도움을 청하자 12분 후에 경찰이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납치범은 그녀가 탈출한 지 몇 시간 후 열차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캄푸슈가 납치범에 동조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을 보인다는 논란에 대해 그녀는 “그가 살아 있었다면 나와 경찰에게 더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자살은 단지 낭비일 뿐”이라고 밝혔다. 캄푸슈는 납치범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부모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나는 부모님을 사랑한다”며 “그 문제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의 부모는 딸이 납치된 뒤 이혼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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