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수명은 보통 6년입니다. 그 6년 중 5년하고도 열한 달은 땅 속에서 애벌레로 지냅니다. 땅 속에서 나무뿌리의 즙을 먹으며 지내다가 4번째 껍질을 벗은 후 정확히 6년째가 되는 여름 어느 날 땅 위로 올라옵니다. 그때 땅 위로 치솟는 힘은 아스팔트도 뚫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땅 위로 나온 후 나무 등걸을 타고 오르다가 5번째 허물을 벗으면 비로소 매미가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나 어렵사리 매미가 되었지만 불과 4주가 지나면 죽음을 맞습니다. 결국 매미의 일생은 4주를 보내려고 6년 세월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나무에 붙어 노래 부르는 매미를 마치 게으른 사람의 표본인냥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 보면 노래 부르는 매미의 사연은 처절한 데가 있습니다. 매미가 노래를 부르는 것은 한갓되이 놀이로 노래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종족을 이어가려는 처절한 몸부림입니다. 암컷을 부르는 사랑의 몸부림입니다. 4주로 제한된 기간 안에 암컷을 불러 후손을 이어가야 하는 절박함이 있어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새나 다른 짐승들이 이 노래 소리를 듣고 자신을 먹이로 삼을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미는 노래를 멈추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여 암컷을 만나 자손을 퍼트리고 난 후 4주 안에 매미는 일생을 마치고 나서 개미의 먹이가 되거나 다른 벌레들의 먹이가 됩니다. 매미의 일생을 생각하면 서정주 시인의 ‘국화 앞에서’의 서두가 떠오릅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우리들 인생도 자신의 고귀한 꿈과 비전을 펼치기 위하여서라면 한 달 간의 노래하는 시절을 위하여 6년간을 땅 속에서 애벌레로 기다리는 매미의 삶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기다림의 세월을 견디지 못하면 이루어짐도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매미가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