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과 관련해 초등학생 부모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책읽는 것을 싫어해도 논술요령을 터득하고 머리만 좋으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독서없이 단기간에 논술실력을 높여주는 지름길은 없다. 어릴 때부터 착실하게 독서습관을 길러야 논술실력이 늘게 된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독서논술을 가르치는 방법은 없을까? 서울 대모초등학교 이정숙 교사(독서영재연구회 회장·전국독서토론대회 심사위원장)는 저서 '선생님이 제안하고 엄마가 연출하는 독서논술'을 통해 "독서논술교육은 부모가 손쉽게 가르칠 수 있으며 가정에서 이뤄지는 독서논술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로부터 가정에서 독서논술을 가르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들었다.
■책 읽는 모습을 보여라
무조건 책만 읽으라고 강요하면 책읽기를 싫어하게 된다. "책 읽어라"를 "공부해라"고 받아들이면 독서를 공부로 여기기 때문에 시작도 하기 전에 지겹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부모가 먼저 본을 보이고 자연스럽게 자녀가 따라하도록 하는 것이 책읽기를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녀가 독서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도록 유도하려면 부모가 시간 나는 대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이정숙 서울 대모초등학교 교사는“한 권을 읽더라고 제대로 읽으면 독서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사진=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책 읽을 시간을 만들어 줘라
아이들에게 책을 가까이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줘야 한다. 그냥 책을 읽으라고 말만 해서는 실제 책읽기로 이어지지 않는다. 조용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고, 생활 계획표를 다시 짜서 책 읽을 시간을 따로 마련해 줘야 한다.
■독서를 한 뒤 줄거리를 쓰게 하지 마라
책을 읽은 후 줄거리를 쓰도록 하면 안 된다. 줄거리를 쓰도록 하면 책 내용만 요약·정리하려 하기 때문에 진정한 책읽기의 효과를 얻지 못한다. 줄거리를 쓰는 대신 독서기록장을 만들어 자신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 감정 등을 적어보는 것이 좋다. 책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므로 사고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독보다는 한 권의 책을 여러번 읽게 하라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에 집착하기 보다는 한 권을 여러 번 읽는 것이 논술실력을 기르는 데 더 효과적이다. 다독이 좋다는 말에 판타지 소설 등 읽기 쉬운 책만 읽는 학생들이 많다. 어떤 책인지 고려하지 않고 책을 고르며, 책 내용도 줄거리 요약식으로 대충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책 제목과 결말만 읽고서 다 읽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여러번 읽고 자신이 느낀 바를 충분히 생각하는 것이 논술실력을 제대로 올리는 방법이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대화 시간을 가져라
책을 읽은 뒤 "엄마는 이 책을 읽고 이런 부분에서 너무 슬펐는데 너는 어땠니?"라는 식으로 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며 대화시간을 가져본다. 책 읽는 이는 아이들이지만 언제나 부모가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함께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자기 혼자서 공부하듯이 책 읽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책 읽기가 좋아지게 되고 제대로 책을 읽게 된다.
■책 속의 장소로 가족여행을 떠나 보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은 후 책 속 인물의 사저나 관련 박물관을 찾아 여행을 떠나면 살아있는 체험학습이 된다. 여행을 떠날 때 미리 도서관에 들르거나 책을 찾아 여행지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입력 : 2008.01.20 2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