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포근한 봄
이준관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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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02 03:00
포근한 봄
눈이 내린다
봄이라서
봄빛처럼 포근한 눈
담장 위에 쌓이는 봄눈
나무 위에 쌓이는 봄눈
마당 위에 쌓이는 봄눈
그리고
마루에서 졸다가 깬
눈을 하고 앉은
새끼 고양이의 눈 속에도
내리는 봄눈
감았다 떴다 하는
새끼 고양이의 눈처럼
보드라운
봄
봄 하늘
봄 하늘의 봄눈
-오규원(1941~2007)
겨울이 끝날 즈음이면 으레 봄눈이 내린다. 겨울이 보내는 마지막 인사처럼 담장 위에도 나무 위에도 마당 위에도 내린다. 봄눈은 '봄이라서 봄빛처럼 포근한 눈'이다. 봄눈이 소리없이 내렸다가 사라지면 나무에는 눈처럼 하얀 꽃을 피우려고 꽃눈이 부푼다.
겨울이 시작되는 첫눈이 가슴을 설레게 하듯 봄의 시작을 알리는 봄눈 또한 가슴을 설레게 한다. 겨울 동안 답답해서 눈을 감고 졸거나 하품을 하며 보낸 새끼 고양이의 눈에도 봄눈이 내린다. 눈을 감았다 떴다 하는 새끼 고양이의 눈처럼 보드라운 봄눈이 내린다. 봄 하늘에서 하늘하늘 봄눈이 내려 소리 없이 녹고 나면 새끼 고양이의 눈에도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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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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