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뇌출혈로 긴급 이송될 병원을 찾던 임산부가 7개의 종합병원으로부터 거절을 당해 결국 사망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출산을 앞두고 있던 36세의 임산부는 지난 4일 오후 7시경 두통과 구토를 호소해 동네의 산부인과 병원에 옮겨졌다. 동네 병원 의사는 임산부에게 뇌출혈 증상이 보인다며 종합병원인 도쿄도립 보쿠토 병원에 이송을 요청했지만 해당 병원은 "토요일이라서 산부인과 당직 의사가 1명 밖에 없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환자를 받기 어렵다"며 거절했다. 의사는 이후 6개의 종합병원에 긴급 이송을 요청했지만 치료할 의사가 없다, 신생아 치료실의 빈 침대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환자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통을 호소하던 임산부는 결국 처음 병원에 옮겨진 지 1시간 20분만에 보쿠토 병원으로 이송됐다. 보쿠토 병원은 환자의 상황이 악화됐다고 판단해 당직의 외에 1명의 산부인과 의사를 호출했고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뇌 수술과 동시에 제왕 절개를 통해 태아를 출산케 했다. 하지만 여성은 3일 후 사망했다.
사건이 전해지자 도쿄도 내 종합병원들은 시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보쿠토 병원은 위험이 높은 임산부의 긴급 대응을 돕도록 도쿄도에서 지정한 '종합 주산기 모자 의료센터' 9곳 중 하나여서 처음 이송을 거절한 데 대해 더욱 비난을 받고 있는 상태다.
보쿠토 병원의 하야시 쿠미코 사무국장은 "산부인과의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주말 응급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위 병원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며 "지금으로선 최선의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환자의 이송 수락이 늦은 것과 환자의 사망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지사는 22일 "철저히 조사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