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토네이도 강타…미주리州에서만 최소 89명 목숨 날아가
김성모 기자 sungmo@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사100자평(0)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요즘 싸이 공감 잇글링 조선블로그 MSN 메신저스크랩메일인쇄입력 : 2011.05.23 20:53 / 수정 : 2011.05.23 22:28
▲ 미국 미주리주 조플린에 토네이도가 강타해 세인트 존스 병원 앞 자동차들이 처참하게 변한 모습. /출처=AP 연합뉴스미국 미주리주(州) 남서부의 조플린(Joplin) 지역을 강타한 토네이도로 최소한 89명이 숨졌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미 언론은 토네이도가 이 지역 집과 사업장, 학교 등을 ‘찢어발겼다(tore apart)’고 표현했다.
뉴욕타임스는 “일요일 오후 6시에 불어닥친 돌풍이 건물을 찢어발기고, 화재를 일으키고, 나무를 거꾸러뜨리고, 자동차들을 집어던져 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하면서 현지 주민의 증언을 소개했다.
더그 스틸런(59)과 그의 부인 멜리사(37)은 토네이도 경보 사이렌을 듣자마자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이웃집 지하실로 피신했다. 스틸런은 “서쪽을 향해 검은 벽이 서 있는 것 같았다. 세상이 암흑천지로 변했다”고 회상했다. 그들은 토네이도가 마을을 휩쓸고 가는 동안 손을 맞잡고 기도를 올렸다. 그들은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를 동반한 강력한 풍압(風壓)으로 머리가 터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월요일 아침이 되고 그들이 세상 밖으로 걸어나왔을 때, 몇몇 나무들은 껍질이 벗겨진 채 간신히 서 있었고, 언덕 아래에 있던 집 한 채는 바람에 쓸려 도로 위에 놓여 있었다. 스틸런씨의 집은 지붕이 가위로 잘라놓은 듯 찢겨 있었다.
시 행정관 마크 로르는 “22일 발생한 토네이도로 미주리주(州) 남서부의 조플린 지역에서 89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색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라 사망자 총계는 늘어날 수 있다”고 미 언론에 밝혔다. 또 미주리주 뉴턴 카운티의 검시관인 마크 브릿지는 한 사고 지점에서만 시신 11구가 무더기로 발견돼, 사망자 최종 집계 수는 100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토네이도로 조플린 남부 지역에서는 병원, 교회, 학교, 가옥 등이 무너지며 폐허로 변했고, 시내 중심부로 향하는 도로 곳곳이 끊겼다고 당국은 전했다. 미주리주의 캔자스시티에서 남쪽으로 약 260km 떨어진 마을은 전화선(線)마저 대부분 끊겼다.
현지 신문 조플린 글로브의 스콧 미커는 “마치 전쟁터 같다”며 “메모리얼 홀 병원에서는 수백 명의 부상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주리주의 제이 닉슨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미주리주는 주(州)방위군을 동원, 피해 상황 복구에 만전을 기했다.
이외에도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도 이날 토네이도로 최소 1명이 사망했고, 30명 정도의 주민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캔자스주(州) 동부 지역에도 ‘야구공’만 한 우박을 동반한 토네이도가 발생해 최소 1명이 숨지고 주택 20여채가 파괴되는 피해를 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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