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나방은 어떻게 다를까. 생물학자들은 몸통과 턱 날개의 형태,움직임 등을 근거로 이들을 분류하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보통 야행성이냐 아니냐에 따라 구분된다. 밤에 날아들면 나방,낮에 활동하면 나비라고 보는 것이다. 나비는 색깔이 곱고 몸이 날씬한 데 비해 나방은 몸이 퉁퉁하고 비늘가루가 많아 징그러운 느낌을 준다.
불나비는 색과 무늬가 화려해 ‘나비’라는 명칭을 얻었으나 생물학자들은 불나방과(科)로 분류한다. 야행성으로 불을 향해 날아드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불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불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려는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날다보면 결국 불로 접근해 타죽게 된다. 불나비의 습성에 빗댄 ‘불나비사랑’은 남녀간의 맹목적이고 열렬한 사랑을 지칭하는 말로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지난 15일 향년 72세로 타계한 가수 겸 영화배우 김상국씨는 1965년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로 가요계에 데뷔하고 같은 해 영화 ‘불나비’에 출연,주제가 ‘불나비사랑’을 불러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동료들은그를 미국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 겸 가수 루이 암스트롱에 비유했지만 팬들에게는 소탈한 외모,걸쭉한 목소리로 아주 서민적인 인상을 남겼다.
‘불나비사랑’ 역시 주체할 수 없는 본능적 사랑의 열정을 노래한 곡이다. 야행성 나방인 불나비는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한 덕분에 ‘열정의 화신’으로 신분 상승을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무작정 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비의 습성은 여전히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로 남아 있다. 흔히 저 죽는 줄도 모른 채 무턱대고 날뛰는 행위를 표현할 때 ‘불나비(부나비) 같다’고 한다.
아무리 이념적 스펙트럼에 따라 시각이 다를 수 있다지만 남한 일각에서 북한 핵실험을 지지하는 발언까지 나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어디를 겨냥할것인지 뻔한 상황에서 일부 친북단체와 인사들은 ‘핵실험이 자위적 전쟁 억지력을 강화하는 조치’라는 북한 외무성 발표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이제 한민족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는 어처구니 없는 댓글까지 올라왔다. 교조주의적 민족해방 이념에 대한 맹목적 추종인지,지각이 없어서인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불나비 몇 마리만 날아가는 것으로 끝나면 좋으련만….
